‘줄리어스 시저’로 연출상 김광보 대표
연극 ‘줄리어스 시저’로 제51회 동아연극상 연출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광보 극단 청우 대표(50·사진)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연출가로 살면서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두 번이나 받게 될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연극 ‘그게 아닌데’로 연출상을 받은 바 있다.
“처음 받았을 땐 개인적으로 정말 영광이라 들떠 있었다면, 이번에는 상과 함께 의무감을 부여받은 것 같습니다. 책임감 있는 연극인으로서 후배와 동료 연극인들을 두루 챙기는 그런 연출가가 되겠습니다.”
그는 “연출가 인생을 살면서 꼭 연출해보고 싶었던 작품이었기에 1초의 고민도 필요 없었다”며 “올해 연출한 7개 작품 중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줄리어스 시저는 정치적인 색깔이 짙어 해석이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작품 특유의 동시대성과 정치적 색깔로 힘들었다는 것이 그의 고백이다. “연습 기간에 세월호 참사가 있었고 본공연 중엔 6·4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작품 자체가 너무 정치적이다 보니 곳곳에서 한국 사회의 현 상황에 대한 은유가 엿보였죠. 작품 본질에 충실하면 내면에 있는 의미들이 자연스럽게 보일 것으로 생각하고 객관적으로 다가갔습니다.”
동아연극상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에서 이 작품뿐 아니라 그가 올해 가장 활발히 활동을 한 연출가인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그는 LG아트센터에서 기획한 ‘사회의 기둥들’, 국립극단의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등을 연출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줄리어스 시저는 흥행 면에선 성공작이라고 할 수 없다. 그는 “명동예술극장과 처음 작업을 했는데 관객이 적어 마음의 짐이 있었다”면서 “동아연극상 수상으로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덜었다”며 웃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