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양학선(오른쪽).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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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개발원(KISS)은 국가대표선수들의 훈련 과학화를 통해 경기력 향상에 기여해왔다. KISS의 현장 지원은 세계적 수준이다. 실례로 박태환(25·인천시청)과 양학선(22·한체대 졸업 예정)이 한국수영과 체조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KISS의 뒷받침이 큰 힘이 됐다. KISS는 올해도 지원 프로젝트를 멈추지 않았다. 그 노력은 소치동계올림픽(2월)과 인천아시안게임(9∼10월)에서 알찬 결실을 맺었다.
● KISS와 함께 가능성 엿본 여자컬링과 봅슬레이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여자컬링과 봅슬레이는 입상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가능성을 보여주며 4년 뒤를 기대케 했다. KISS는 2018평창동계올림픽까지 대비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만들어 컬링을 지원하고 있다. ‘컬링 딜리버리(delivery) 동작 시 운동역학적 주요 요인에 관한 연구’를 통해 선수들이 최적의 밸런스를 잡는 데 도움을 줘 경기력 향상을 도모했다.
봅슬레이는 선수들이 썰매를 직접 밀어 속도를 높인 뒤 탑승한다. 스타트 구간에서 푸시바(썰매 손잡이)에 힘을 가할 때, 힘의 손실을 최소화해 효율성을 높인다면 기록이 단축된다. KISS는 스타트 시 푸시바에 가해지는 힘을 측정하는 장비를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자료를 축적하고, 대표팀의 기록 단축에 도움을 줬다. 2013년 4월부터 KISS의 지원을 받은 대표팀은 1년간 최대 0.3초의 기록 단축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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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펜싱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8·은6·동3개로 이 종목 종합 1위를 차지했다. KISS는 트레이닝 현장 지원으로 금 수확을 도왔다. 특히 유·무산소 능력과 손·발의 협응력 향상을 위해 고안한 스텝 트레이닝이 큰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스텝 트레이닝은 준비된 음악에 맞춰 여러 펜싱 스텝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방식이다. 최대 강점은 기존의 달리기에서 탈피해 선수들이 경기 중 활용하는 근육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직접적으로 펜싱 체력을 키울 수 있다. 또 실제 훈련시간과 휴식시간의 편집을 통해 유·무산소 능력을 키울 수도 있다. 음악을 이용하면 힘들 때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발뿐 아니라 손의 속도도 유지할 수 있다. 음악에 박자를 맞추다보면 신체의 집중력 또한 높아진다.
2002부산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 주먹을 날린 복싱(금2·은3·동1)에서도 KISS의 현장 지원이 빛났다. KISS는 코어(복부·엉덩이·허벅지로 이어지는 인체의 중심부위) 근력 및 유연성, 심폐 지구력, 파워 지구력 향상 등을 위한 과학적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양궁(금5·은3·동1)에서도 심리상담과 루틴카드(평소 훈련 때 몸에 밴 것을 압축적으로 정리한 카드) 등으로 스포츠심리 현장지원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는 세계 최고의 궁사들이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비록 부상으로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도마의 신’ 양학선도 KISS의 영상 분석을 통해 훈련의 질을 높였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 @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