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셰프/질브라가르,크리스티앙루도지음/안선희 옮김/243쪽·1만3500원·알덴테북스
책은 국가수반의 끼니와 귀빈만찬을 책임진 경험을 가진 셰프들을 인터뷰해 이런저런 사연을 엮었다. 이들의 레스토랑 주인은 대통령 또는 총리다. 음식평론가는 정상회담을 위해 방문한 타국 수반이다. 셰프 입장에서, 이 특수 상황이 요리하는 행복에 직접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크렘린궁 수석주방장을 지낸 제롬 리고는 “레스토랑 주방에서 문제가 생기면 요리사가 손님 자리로 찾아가 양해를 구하고 디저트나 샴페인을 제공하면 된다. 하지만 대통령에게는 ‘식사 값은 지불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음에 꼭 다시 찾아주세요’라고 말할 수 없다. 귀빈만찬에서 요리사의 실수는 대통령의 실수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