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아일보DB
박춘봉 현장검증
경기 수원시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박춘봉(55)에 대한 현장검증이 17일 수원시 팔달구 일원에서 진행됐다.
박춘봉은 이날 오전 10시16분께 형사들에게 둘러싸여 호송차에서 내려 동거녀 김모 씨(48)를 살해한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단독주택 앞에 도착했다. 11일 밤 검거될 당시 입고 있던 패딩점퍼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경찰은 혹여 불상사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기동대 등 30여 명을 배치해 골목 입구부터 통제했다.
형사들이 먼저 마네킹과 비닐봉지 등 현장검증에 쓰일 도구를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취재진이 박춘봉에게 심경을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없이 고개를 숙인 채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에서의 현장검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춘봉은 김 씨를 살해하고 숨진 김 씨 시신을 훼손하는 과정과 증거인멸을 위해 시신유기를 준비하는 과정을 직접 설명하며 대체로 무덤덤하게 재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죄책감을 느끼며 흐느끼는 행동은 엿볼 수 없었다고.
경찰은 이어 박춘봉이 2차 시신훼손을 한 교동 월세방으로 이동해 현장검증을 이어나갔다. 이곳에서도 몰려든 주민들이 박춘봉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고함을 질렀다.
역시 비공개로 진행된 현장검증은 30여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후 박춘봉을 데리고 피해 여성의 살점 등이 든 비닐봉지 6개가 발견된 수원천변으로 이동했다.
그는 수원천변 둔치를 걸으면서 비닐봉지를 하나씩 버리며 태연하게 범행을 재연했다. 시신 유기 범행 재연은 팔달산과 오목천동 야산에서도 진행됐다.
박춘봉은 현장검증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취재진을 향해 “죽이려는 마음은 없었다. 우연히 발생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며, 시신훼손에 대해선 “정신이 없었다.(김 씨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박춘봉 현장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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