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준태 씨(66·사진)는 1980년 6월 2일 지방일간지 전남매일 1면에 시 ‘아, 광주여 우리나라 십자가여’를 게재했다. 그는 시를 통해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참상을 표현했다. 당시 전남고 교사였던 김 씨는 시 발표 이후 신군부 탄압을 피해 한 달 동안 잠행했고 해직됐다. 기자들도 해직됐고 전남매일은 1980년 11월 언론사 통폐합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이 시는 신문에 게재된 지 1주일 후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통해 세계에 퍼졌다. 언론을 통해 시를 접한 데이비드 매캔 미국 하버드대 영문과 교수가 ‘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Gwangju, Cross of Our Nation)’라는 제목으로 영문으로 번역해 알렸다. 매캔 교수는 이후 5월 광주를 다룬 시 10편을 영문으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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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역사를 갖고 있는 김 씨의 시 30여 편이 영역(英譯) 출간된다. ‘아, 광주여 우리나라 십자가여’는 영어 이외에 일본어, 중국어로도 번역됐다. 내년에는 스페인어, 프랑스어로도 번역될 예정이다. 출판기념회는 27일 오후 4시 5·18기념문화센터 2층 대동홀에서 열린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