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계간지 ‘연인’ 겨울호에 공개
1941년 1월 15일 매일신보에 실린 고 서정주 시인의 산문 ‘만주일기’. 계간 연인 제공
문예계간지 ‘연인’은 겨울호에 서 시인의 산문 ‘만주 일기’를 공개했다. ‘만주 일기’는 매일신문에 1941년 1월 15일부터 21일까지 발표됐지만 서 시인 전집에는 없던 것이다. 이 산문은 그가 “유쾌하게 성공하겠다”며 일자리를 얻기 위해 만주로 떠났다가 느낀 고독, 좌절, 방황을 그렸다. 1월 15일 게재된 산문에는 훗날 ‘신부’의 모티브가 된 이야기를 적어 두었다.
“첫날밤에 신랑이 변소엘 가는데 한 장절에 도포 자락이 걸린 걸 신부의 경솔과 음탕인 줄 오해하고 버렸더라. 10년 후에 돌아와 보니 신부는 거기 10년의 첫날밤을 여전히 앉았더라. 오해가 풀렸거나 말았거나 손목을 잡아 보니 신부는 벌써 새까만 한 줌의 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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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제자인 유한근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교수는 “시인이 ‘신부’를 쓰게 된 배경은 처음 알려진 것”이라며 “미당 시 연구 학자에게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인 겨울호에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쓴 이상화 시인(1901∼1943)이 1926년 잡지 ‘문예운동’ ‘신민’에 발표한 시 ‘설어운 조화’ ‘머-ㄴ 기대’ ‘새 세계’와 산문 ‘심경일매’도 함께 수록됐다. 역시 이 시인의 전집에는 없는 것이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