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량 줄이려 우발적 범행 주장… 피해자 가족에게도 ‘영혼없는 사과’
우선 초기 경찰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하는 모습이 동일하다.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해 형량을 줄이려는 시도다. 박 씨는 13일 새벽 범행을 시인하며 “말다툼 끝에 김 씨를 밀었더니 벽에 부딪혀 죽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확인 결과 피해자 김모 씨(48·여)는 목이 졸려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 씨 역시 경찰 조사 초기에 “저녁에 고량주 1명을 마시고 집 앞 길가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지나가던 A 씨와 부닥쳐 미안하다고 했는데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길래 집안으로 끌고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오 씨는 피해자를 넘어뜨려 집에 끌고 들어가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광고 로드중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내내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같다. 박 씨는 범행을 시인한 후에도 “모른다”거나 “기억이 안 난다”는 말을 주로 하고 있다. 오 씨 역시 “내가 왜 그때 거기(집 앞 전봇대)를 갔는지, 그 여자가 왜 내 앞을 지나갔는지 정말 재수가 없었다”는 뻔뻔한 말을 했다.
경찰을 두려워한다는 점 역시 공통점이다. 박 씨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 “경찰에 발각될까 봐 두려워 시신을 훼손했다”고 진술했다. 오 씨는 검거 당시 “총살당하는 것 아니냐”며 두려워했다. 두 범죄자 모두 중국 공안의 이미지를 한국 경찰에 투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중국동포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한국의 과학수사 기술들이 얼마나 진보됐는지 잘 모른다”면서 “일단 둘러대자는 심리로 말을 하다 보니 두 범죄자의 화법에서 공통점이 생기는 것이다”라고 풀이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