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들은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신다/아녜스 마르탱 뤼강 지음/정미애 옮김/288쪽·1만2000원·문학세계사
주인공 디안느는 절망의 순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과 다섯 살배기 딸을 잃자, 제 심장이 뛰는 것이 끔찍한 불행이라고 믿게 됐다. 그는 “태엽을 감은 자동인형”처럼 같은 의식만 반복하며 산다. 딸기향이 나는 아이의 샴푸로 머리를 감고 남편의 셔츠를 입고 남편의 향수를 뿌린다. 무덤처럼 변한 집 안에서 줄담배를 피우며 남편과 딸 사진을 보면서 끊임없이 말을 건다.
사고 1년 후, 디안느는 무덤으로 변한 집을 벗어나 남편이 좋아했던 기네스 맥주의 고장 아일랜드의 한적한 마을로 떠난다. 그곳에서 “집채만 한 파도가 절벽에 부딪치는 모습”을 보며 심연을 응시하고, 비슷한 상처를 가진 사진작가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생의 감각을 다시 느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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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디안느가 운영하는 북카페 이름 ‘행복한 사람들은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신다’에서 따왔다. 디안느는 책만큼은 늘 손에서 놓지 않았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