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1 자유학기제’ 시범실시 2년째… 운영 여전히 부실 ‘모범 학교’로 평가받는 곳조차 현장 방문한 황우여 교육장관에 “기관과의 협약 있으나마나” 쓴소리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학년 한 학기 동안 중간, 기말고사 없이 직업체험, 토론, 실습수업 등 진로탐색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꿈과 끼를 찾도록 하는 제도. 지난해 42곳, 올해 811곳 등 전체 중학교의 25%가 참여하고 있다. 내년에는 1500여 개 학교가 참여할 예정이며 2016년부터 전면 도입된다.
하지만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부실 운영으로 인한 불만이 높다. 가장 큰 문제는 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현장학습 기관이 부족해 시간 때우기 식으로 진행된다는 점. 서울의 경우 21개 구청이 진로직업체험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 서울 강동구 A중학교의 한 교사는 “마땅한 직업 체험 프로그램도 적고 그나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란 편”이라며 “단순 공연 관람은 지양하라고 하지만 뾰족한 방법도 없어 근처 청소년문화센터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식으로 시간을 때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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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경우는 더욱 열악하다. 지방 B중학교는 지역에 마땅한 체험 장소가 없어 서울을 찾아 국회 등을 방문했다. 이 때문에 관광버스 대절비와 교사 출장비 등 600만 원을 썼다. 전북 C중학교 박모 교사는 “경기 용인시에 있는 한국잡월드가 주최했던 직업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려 했지만 신청 학교가 몰려 날짜를 잡기 어려웠다”며 “전북 완주군 현대자동차 공장도 섭외에 실패해 개인 인맥을 동원해서 군산의 쉐보레 공장을 겨우 섭외했다”고 말했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한 학기 동안 시험 없이 지내다 보니 불안을 느낀 학부모와 학생들이 오히려 학원으로 몰리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 신청을 일단 최대한 늦출 수 있을 때까지 늦춰 보자”는 분위기도 팽배하다. 서울 강서구 D중학교의 한 교사는 “주변 학교 교사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고 우리 학교는 내년 자유학기제를 신청하지 않았다”며 “어차피 정권이 바뀌면 폐지될 것이라는 냉소적인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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