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펀드’서 장학금… KAIST 사회적기업가 MBA 3기 선발
SK그룹 지원으로 KAIST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 2기 학생들이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SK그룹은 8일 이 과정 3기 신입생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의 제안으로 지난해 2월 개설된 KAIST ‘사회적기업가 경영학석사(MBA)’ 과정이 8일 3기 신입생 선발을 마쳤다. SK가 전액 장학금을 지급해 운영되는 이 과정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업가 양성을 목표로 개설된 세계 최초의 사회적기업 전문 MBA다. 혁신과 헌신을 아우르는 모토도 최 회장이 직접 정했다.
3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3기 신입생은 총 14명. 다큐멘터리 제작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신입생들이 사회적기업 아이디어를 품고 모였다.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는 “창업 계획의 사회적 가치가 확고하고 사업 아이디어가 분명해야 한다는 엄격한 기준으로 선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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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에 졸업하는 1기 학생들은 이미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중의 문화예술 접근성 개선’을 목표로 한 사회적기업 ‘위누’의 허미호 대표(34·여)는 재학 중 사업모델을 새롭게 진화시켜 투자를 받았다. 중고물품 사용을 촉진해 환경을 돕는 기업 ‘자락당’을 창업한 김성경 대표(32)도 투자 유치가 예정돼 있다.
사회적기업가 양성 사업은 최 회장의 오랜 사회공헌 지론에 따른 것이다. 그는 최근 옥중에서 펴낸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기업’에서 “정부나 일반 영리기업의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사회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며 공공성과 효율성을 모두 갖춘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를 촉구했다.
최 회장이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 근거로 제안한 ‘SPC(Social Progress Credit)’ 개념은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 ‘베이징포럼’에서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SPC는 사회적기업이 만드는 사회적 가치를 재무적 성과로 돌려주는 사회공헌 방식이다. 영국 사회적기업 투자기관 소셜파이낸스 벤 주프 국장은 “SPC는 사회적기업이 아직 투자를 이끌기에 미흡한 상황에서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