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빨리 경기에 뛰고 싶어요."
스페인 명문 축구클럽인 FC바르셀로나의 유소년 팀에서 뛰고 있는 이승우와 장결희(이상 16)는 한국 축구의 미래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은 9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눈에 띄는 활약으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또래 선수들보다 월등한 기량을 보이며 일본, 스페인 등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1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호텔에서 만난 이승우와 장결희의 표정은 어두웠다. 답답한 마음이 얼굴에 묻어 나왔다. 이날 두 선수는 나란히 팀의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바르셀로나 후베닐A와 후베닐B에 속해 있는 이승우와 장결희는 팀에서 뛰어난 기량으로 주전으로 뛰어왔지만 지난해 2월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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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는 "훈련만 하고 경기에 나서지 못하니 많이 답답하다. 오래 못 뛰다 보니 실전 감각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장결희도 "선수가 몸 상태가 좋은데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심정은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답답한 상황이지만 바르셀로나의 이승우, 장결희를 향한 애정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더 높아진 상황이다. 이승우는 지난해 바르셀로나와 5년 장기 계약을 맺었다. 구단의 배려 덕분에 지난달부터 온 가족이 모여 살수 있게 됐다. 장결희도 1일 바르셀로나와 3년 계약을 맺었다. 장결희의 아버지 장동면 씨(47)는 "구단에서 결희의 가능성을 높게 봐주는 것 같다. 다음달부터는 가족 모두 함께 바르셀로나에서 살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승우와 장결희를 발굴한 한국유소년축구연맹 김영균 부회장(65)은 "두 선수의 활약으로 스페인의 다른 팀에서도 한국 선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소망은 빨리 징계에서 풀려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5일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바르셀로나에 대한 징계가 적절했는지를 놓고 최종 심리가 열린다. 결과에 따라 두 선수는 내년부터 경기에 뛸 수도 있다. 이승우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내년에 팀에서 잘 버텨서 바르셀로나 2군으로 꼭 올라가도록 하겠다. 내년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우승을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결희도 "지금은 과정일 뿐이다. 꾸준히 노력해 대표팀에도 발탁되어서 2018년 또는 2022년 월드컵에 나서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이 바르셀로나에 입단하게 된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한국-스페인 유소년 축구 교류전이 4일부터 비야레알에서 열린다. 이승우, 장결희는 2010년 교류전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바르셀로나의 눈에 띄어 2011년 입단했다. 한국의 11세 이하, 12세 이하 등 3개 팀과 스페인의 6개 팀이 나흘간 경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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