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억원 거부, 최정 86억 경신 할듯… LG-한화, 영입구단 1순위로 떠올라 두산-KIA도 상황 면밀히 관찰중
토종 선발이 귀한 요즘 상황에서 장원준이 매력적인 투수인 것만은 분명하다. 초특급 에이스라고 할 순 없지만 5시즌 연속 10승대 승수를 올렸고, 8시즌 연속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희소성 있는 왼손 투수에 나이도 많지 않은 편이다. 내년부터 팀당 경기 수가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믿음직한 선발 투수에 대한 수요는 더 커졌다.
왼손 선발 요원이 필요한 LG는 장원준을 데려올 수 있는 최적의 구단으로 꼽힌다. 장원준이 가세하면 LG는 단숨에 단단한 선발진을 구성할 수 있다. 양상문 감독은 2004년 롯데 감독 시절 신인이던 그의 성장을 도운 은사이기도 하다. 김성근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한화도 장원준에 대한 욕심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류현진을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로 보내면서 받은 이적료를 그를 잡는 데 쓸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타선에 비해 투수력이 약한 두산도 다크호스다. 두산 관계자는 “올해 FA 선수 중 탐나는 선수는 장원준뿐”이라고 말해왔다. KIA도 김기태 신임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장원준을 노릴 수 있다. 당초 KIA는 리빌딩과 육성에 초점을 맞추려 했으나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던 양현종이 KIA에 남기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관건은 ‘돈’이다. 롯데의 88억 원 제안을 뿌리친 만큼 장원준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최소 90억 원 이상을 불러야 하기 때문이다.
비용 대비 효과는 의문이다. 올 시즌 장원준은 10승 9패에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올해 20승을 올린 넥센 외국인 투수 밴헤켄의 연봉은 35만 달러(약 3억8000만 원)에 불과했다. 장원준의 영입은 전력 상승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기존 선수들이 소외감을 느낄 여지도 상당하다. 롯데를 떠난 장원준은 과연 내년 시즌 어떤 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