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서비스 분야 쟁점 막판 조율… 정부안팎 “APEC기간중 타결 유력”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10일 양국 정상회담에서 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FTA 협상이 타결될 경우 양국 간 관계가 한층 긴밀해질 뿐만 아니라 동북아를 둘러싼 전략적 지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FTA 협상대표단 교체수석대표인 김영무 동아시아 FTA 추진기획단장은 3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정상회담 전 타결을 위해 양국이 막바지 노력을 하고 있다”며 “타결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어 “정상회담까지 시간은 촉박하고 타결해야 할 쟁점이 많다”면서 “원만한 타결을 위해 중국 측의 통 큰 정치적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여러 전문가들이 10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한중 FTA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내다보는 등 사실상 타결을 앞둔 상황에서 협상 상대방을 고려한 완곡한 표현으로 보인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양국 정상회담에서의 타결 선언을 목표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타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양국은 지난해 9월 7차 협상에서 ‘개방화율 상품 품목 기준 90%, 금액 기준 85% 개방’ 등을 골자로 한 1단계 협상을 타결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2단계 협상을 벌여왔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7월 방한해 박근혜 대통령과 “올해 말까지 타결을 위해 노력한다”고 선언한 이후 양국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양국이 FTA 협상 타결에 적극적인 것은 타결에 따른 개방화율 90%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의 99%에 비해 낮지만 경제적 효과와 함께 정치적 의미도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 13억 인구를 가진 세계 2위 경제대국의 빗장을 열고 들어갈 키를 쥐는 것과 함께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고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EU에 이어 또 하나의 거대 경제권과의 FTA 체결은 한국 경제의 ‘FTA 허브’ 전략에도 중요한 고리가 하나 더 추가되는 효과도 있다. 중국은 한국과의 FTA를 통해 미국과 일본을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전략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