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4차전서 LG 10점차 대파 김민성 PS 한경기 최다 7타점… 2G 연속홈런 강정호 PO MVP
올해 넥센은 홈런의 팀이었다. 52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를 포함해 무려 7명의 타자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팀 홈런 199개로 최소 홈런 팀인 LG(90개)와는 100개도 넘게 차이가 난다.
양 팀은 선발 투수(LG 류제국, 넥센 소사)들의 호투 속에 4회까지 2-2로 팽팽히 맞섰다. 승부의 추가 급격히 기운 건 넥센의 5회초 공격이었다. 2사 후 박병호와 강정호의 연속 안타로 만든 2사 1, 3루에서 김민성은 류제국의 몸쪽 직구(시속 145km)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결승 3점포를 때려냈다.
5-2로 앞선 7회 1사 1루에서는 강정호가 LG의 세 번째 투수 우규민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넥센 타선은 전의를 상실한 LG 투수들을 상대로 막강 화력을 뽐내며 12-2로 크게 이겼다.
플레이오프 4경기 내내 넥센 타자들의 홈런포는 쉴 새 없이 터졌다. 10월 27일 1차전에서는 6회 윤석민의 대타 3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30일 3차전에서는 2회 강정호의 결승포와 8회 유한준의 쐐기포에 힘입어 승리했다. 유일하게 진 28일 2차전에서도 유한준은 7회 솔로 홈런을 쳤다.
김민성은 4차전에서 혼자 7타점을 올리며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종전 6개·OB 김유동, 현대 퀸란)을 세웠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는 타율 0.533에 2홈런, 4타점을 기록한 강정호가 선정됐다. 상금은 300만 원.
‘가을의 기적’을 꿈꿨던 LG는 플레이오프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서 시작해 한 계단씩 오르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NC를 꺾었으나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양팀 감독의 말▼
▽염경엽 넥센 감독=승리에 대한 집중력이 강했기 때문에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대로 시리즈가 잘 풀렸다. 목표한 대로 4차전 안에 끝나서 다행이다. 힘이 떨어지지 않아 정상적인 상태로 한국시리즈를 치를 수 있을 것 같다. 기회는 항상 오는 게 아니다.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우리 선수들의 분명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기회를 잡도록 하겠다.
▽양상문 LG 감독=홈인 잠실구장에서 한 번이라도 꼭 이기고 싶었다. 오늘 승리하면 5차전에서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4회 찬스에서 역전을 시키지 못한 게 아쉽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노력 덕분에 먼 길을 돌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내년엔 더 철저히 준비해서 힘들게 시즌을 치르지 않도록 하겠다. 투수력뿐 아니라 공격력에서도 확실한 팀 컬러를 입힐 생각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