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이주 150주년 맞아 20명 초청 “빅토르 안 경기력-정신력에 감동”
안나 기가이 씨(왼쪽)와 빅토르 최 씨가 28일 서울 남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재외동포재단 제공
한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고 묻자 대뜸 이런 대답이 나왔다. 검은 머리카락에 검은 눈동자를 가진 안나 기가이 씨(23·여)는 고려인 아버지와 아르메니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고려인 5세다.
재외동포재단은 고려인 이주 150주년(조선인이 최초로 러시아 연해주에 이주한 1864년 기준)을 맞아 27일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등에서 사는 고려인 20명을 국내에 초청했다. 본보는 이 가운데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기가이 씨와 빅토르 최 씨(40)를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사는 고려인이라는 점 외에도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기가이 씨는 독립의병을 일으킨 허위 선생(1854∼1908)의 고손녀, 최 씨는 간도의 항일독립조직 ‘철혈광복단’에 참여한 최이붕 선생(1897∼1973)의 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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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고국이 고려인들을 잊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기도 했다. 최 씨는 “많은 고려인이 고국을 떠난 것이 일제강점기라는 역사 때문이었다면 고려인을 기억해야 하는 것도 역사이기 때문”이라며 “역사교과서 등을 통해 사람들이 고려인들을 잊지 않도록 한국 정부가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