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대표 한날 국회연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하지만 두 사람의 강조점은 달랐다. 김 대표는 고통 분담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과 정치개혁을 위한 상향식 공천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 위원장은 “개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며 올해 안에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촉구했다.
○ 김무성 “정치개혁특위 구성하자”
그 해법으로 김 대표는 “국민이 직접 (공직선거) 후보를 선출하는 오픈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관련 법안 개정을 위한 정치개혁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또 “지금이 경제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대한민국이 직면한 총체적 위기상황을 감안해 ‘고통분담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 운동’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사회지도층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의원들의 세비 동결과 함께 장차관 등 정부 고위직의 임금 동결도 요구했다. 야당에는 정쟁 중단 선언, 여야 대표 회동 정례화를 제안했다.
김 대표는 특히 공무원연금 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 대표는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용기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공무원 여러분,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조국근대화의 주역으로 일해 온 여러분께서 다시 한 번 애국심을 발휘해 연금 개혁에 동참해 주시기를…”이라고 말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복받친 듯 고개를 숙이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복지 확대론에 대해서는 “공짜 복지는 없다”며 “저(低)성장-과잉복지로 과거에 위기를 겪었던 선진국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복지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뤄야 재정건전성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며 원고를 넘기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문 위원장은 ‘골든타임’의 대상으로 △개헌 △경제정상화 △남북관계 개선을 꼽았다.
문 위원장은 개헌과 관련해 “바로 지금이 28년 만에 합의된 최적의 시점”이라며 “올해 내 개헌특위를 가동해 내년에는 본격적인 개헌 논의를 통해 20대 총선 전에 개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
문 위원장은 이어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인 ‘초이(최경환)노믹스’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초이노믹스’는 완전 실패했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싸늘한 평가”라며 “부자 감세를 철회하고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기조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위원장은 남북관계 개선 및 조속한 남북정상회담 개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외교는 길을 잃었고 남북관계는 거꾸로 가고 있으며 안보는 불안하다”며 “해답은 남북관계의 정상화다. 늦어도 내년에는 남북 정상이 만나, 그 힘으로 우리가 동북아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개선책으로 △대북전단 살포행위 저지 △5·24 대북제재 조치 철회 등을 제시했다.
문 위원장은 또 “청청여여야야언언(靑靑與與野野言言)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청와대다워야 하고, 여당은 여당다워야 하고, 야당은 야당다워야 하고, 언론은 언론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문 위원장은 “국민은 반대했던 세력까지 껴안고 보듬는 청와대, 어머니 같은 대통령을 원하고 있다”며 “여당은 국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청와대를 비판해야 청와대의 시녀나 거수기로 전락하지 않는다”고 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