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 이뤄졌다. 롯데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직후 한화선수들이 이희수 감독을 헹가래쳐주고 있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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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희수감독이 말하는 1999년 한화 우승
“1999년 우승이 지금까지 마지막 우승이 될 줄이야….”
한화는 최근 3년 연속 꼴찌를 차지했다. 최근 6년 중 5차례 최하위의 불명예. 가을잔치는 이제 먼 옛날 얘기가 돼버렸다. 그러나 독수리도 가을 창공을 힘차게 비상한 적이 있었다.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다. 1986년 빙그레로 1군에 참여한 뒤 지금까지 이글스의 유일한 우승으로 남아있다. 당시 한화를 지휘한 이희수 감독은 “벌써 15년 전 일이지만, 지금도 그날의 함성과 흥분은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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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엔 내가 빙그레 코치였는데 롯데에 1승4패로 졌다. 그 뒤로 7년 만에 롯데를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다. 그해 우리 전력이 좋았다. 마운드에는 정민철 송진우 이상목에다 마무리 구대성이 있었다. 용병타자 2명이 잘해주면서 3번 데이비스∼4번 로마이어∼5번 장종훈∼6번 송지만으로 연결되는 타선도 좋았다.”
사직구장에서 열린 1차전. 한화는 4회 2점을 선취했지만 롯데는 5회말 김응국의 솔로홈런과 호세의 우중월 2점홈런으로 3점을 뽑아 역전했다. 그러나 한화는 6회초 백재호의 좌월 솔로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대타 최익성이 2점홈런을 터뜨려 5-3으로 재역전하면서 결국 6-3으로 승리했다.
이후 모두 1점차 승부. 사직 2차전에서 4-3으로 승리한 뒤 대전 3차전에서 2-3으로 첫 패를 당했다. 고비였던 4차전에선 2-1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에 1승만을 남겨뒀다. 그리고 잠실로 넘어가 열린 5차전. 9회초 1사까지 2-3으로 뒤져 승부는 6차전으로 넘어가는 듯했다. 여기서 데이비스의 안타에 이어 로마이어가 우중간을 가르는 동점 적시타를 친 뒤 육중한 몸을 날리며 3루에서 살았다. 그리고 장종훈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4-3 재역전. 9회말 구대성 등판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2사 2루에서 마지막 타자 박현승을 2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는 순간 한화 선수들이 덕아웃을 박차고 나와 서로 뒤엉켰다.
“그해 선수들도 잘해줬지만 이남헌 사장을 비롯한 프런트도 선수단에 지원을 잘해줬다. 우승하는 날 생각도 못했는데 김승연 회장님이 그룹에 축하파티를 준비해뒀더라. 가수도 부르고, 축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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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