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조영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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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조영훈
중요한 순간 나가기 때문에 부담 크지만
방망이 드는 순간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
NC 조영훈(32·사진)은 전문대타요원이다. ‘타점왕’ 에릭 테임즈가 버티고 있는 1루는 “감히 넘보지 못하고” 백업선수로 머물러 있다. 한 경기에 그에게 주어지는 타석은 한 번, 많으면 2번이다. 그러나 NC에서 조영훈은 그냥 ‘대타’도, 그냥 ‘백업’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순간 팀 동료들의 많은 기대를 받고 타석에 들어서는 ‘히든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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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타로 나서 안타를 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4타석이 주어져도 1안타를 치기가 어려운 게 야구인데, 주어진 한 타석에 그동안 해왔던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은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조영훈도 “중요한 순간에 나가다보니 아무래도 부담이 크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런 그를 지탱해주는 건 팀 동료들이다. 특히 후배들은 그가 방망이를 들고 대기타석에 나서면 ‘(조)영훈이 형이 해줄 거야!’라는 눈빛을 하고 바라본다.
조영훈은 “올해로 5번째 포스트시즌을 치르는데 NC에서의 가을야구는 이전과 다르다”며 “삼성에서는 너무 어렸고 ‘내가 안 해도 형들이 해줄 거야’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내가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위해 뭔가 해줘야한다는 마음이 크다. 또 동료들이 나에 대해 기대해주고 응원해주기 때문에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이는 조영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는 삼성 시절부터 가장 먼저 구장에 나와 훈련하는 선수였다. 삼성과 KIA에서 그를 지켜봤던 선동열 감독도 “성실하고, 마음 씀씀이가 좋은 친구”라며 칭찬했다. 솔선수범하는 선배를 후배들은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조영훈은 또 “NC에서는 나뿐 아니라 연습벌레가 많다”고 고개를 젓고는 “감독님들이 마음을 써주시는 건, 연습한 만큼 쳤으면 박병호가 됐겠지만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대타지만 주어진 한 타석에서만큼은 최대한 집중하려고 한다. 우리 팀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데 조금이나마 일조한다면 난 그걸로 만족한다”며 웃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