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연세 많으면 판단력 쇠퇴” 與 “패륜 망언… 교문위장 사퇴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설 의원은 17일 오후 11시 20분경 한국관광공사 국정감사에서 자니윤(윤승종) 감사에게 “인간은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진다”며 “79세면 쉬셔야죠. 일을 하려 드나”라고 물었다. 이어 “노익장이라는 말을 알죠? 미국에 오래 계셨으니 모를 수도 있죠”라며 “1936년생이면 우리 나이로 79세다. 정년이라는 제도를 왜 뒀겠나”라고 몰아세웠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사과하라”고 요구했지만 설 의원은 “아무리 봐도 틀린 얘기가 아니다”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국감은 30분 넘게 파행을 빚었다.
새누리당은 19일 “패륜적 망언이자 모독”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권은희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81세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했다”며 “설 의원은 노익장 폄하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교문위원장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권 대변인은 2004년 총선 때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훼’ 발언을 상기시키면서 “‘불효 정당’의 DNA(유전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맹공했다.
앞서 설 의원은 지난달 12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 정상화를 위해 소집한 국회의장·상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얘기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더 심각하다”고 발언해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됐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