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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를 찾아서]아영FBC, 가을 와인, 루이 라투르로 깊은 낭만의 세계로

입력 | 2014-10-20 03:00:00


루이 라뚜르 샤토 코르통 그랑시

낮에는 여전히 햇살의 기세가 등등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으로 가을이 왔음을 절감한다. 더위가 이어졌던 지난 몇 달간은 샴페인이나 스파클링 와인 또는 소비뇽 블랑처럼 상쾌하고 시원한 와인에만 손이 갔지만, 서늘한 바람과 함께 레드 와인을 마셔볼까 하는 생각이 슬슬 떠오른다.

이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피노 누아 포도 품종이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레드 와인 특유의 산도가 맛있게 느껴지며, 붉은 체리 같은 과일 풍미와 함께 입안을 부드럽게 자극하는 타닌의 조화가 그간 시원한 와인에 젖어 있던 입맛에 레드 와인의 계절이 왔음을 알린다. 피노 누아가 가을 와인이라면 겨울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시라 같은 진하고 풍부한 맛의 와인이 아닐까. 입안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과 풍부한 알코올감의 풀 바디 와인들은 역시 추운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린다.

와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노 누아라는 품종명을 듣는 순간 바로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을 떠올릴 것이다. 피노 누아 품종의 고향이자 세계 최고의 피노 누아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 바로 부르고뉴 지방이다.

가장 위쪽에 자리잡은 샤블리를 시작으로, 황금의 언덕이라 불리는 코트 도르를 지나 코트 샬로네즈, 마코네를 거쳐 보졸레에 이르는 부르고뉴 지방은 보르도 지방과 함께 와인 세상을 대표하는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부르고뉴의 포도밭은 특급, 1급, 마을급, 지방급 등 4개의 등급으로 나뉜다. 부르고뉴의 포도밭 중 단 2%에 불과한 특급 포도밭을 가장 많이 소유한 와이너리가 바로 루이 라뚜르다. 와이너리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창업자 루이 라뚜르의 이름을 와이너리 명칭으로 사용하는 패밀리 와인 회사로, 1797년에 설립되어 오늘날까지 7대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

부르고뉴 특급 포도밭을 대표하는 코르통 마을을 기반으로 착실하게 성장해 온 루이 라뚜르를 대표하는 레드 와인으로는 은근한 맛이 오래도록 입안에서 지속되는 스타일의 샤토 코르통 그랑시, 알록스 코르통을 들 수 있다. 화려하거나 강렬하지는 않지만 믿음직스럽고 든든한 스타일의 피노 누아 와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루이 라뚜르가 이렇게 우직한 타입의 레드 와인만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섬세하면서도 상대적으로 화려한 느낌의 샹볼 뮤지니, 제브리 샹베르땡, 부르고뉴 포도밭의 최고봉 로마네 생 비방까지 서로 다른 매력의 피노 누아 와인을 생산한다.

루이 라뚜르 알록스 코르통 2011

루이 라뚜르가 이어온 오랜 명성의 큰 부분은 화이트 와인이 담당하고 있다. 피노 누아와 더불어 부르고뉴에 뿌리는 둔 최고의 화이트 와인용 품종인 샤르도네 역시, 루이 라뚜르의 장기이다.

부르고뉴 샤르도네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샤블리와 뿌이 퓌세에서 명품 화이트 와인 중의 명품인 몽라셰와 꼬똥 샤를마뉴까지 루이 라뚜르의 화이트 와인은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루이 라뚜르의 피노 누아를 처음 맛보는 사람에게는 알록스 코르통을 권한다. 루이 라뚜르의 최고급 와인은 아니지만 와이너리를 대표하는 얼굴과도 같은 와인으로, 체리 같은 과일향과 함께 버섯, 숲속의 흙 같은 풍미가 조화롭게 느껴지며 산도와 타닌이 길게 이어진다.

루이 라뚜르 피노 누아의 화려한 매력은 제브리 샹베르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잘 익은 과일과 붉은 꽃이 어우러진 아로마와 함께 은은한 산도와 결이 고운 타닌의 하모니를 만끽할 수 있다.

손희정 기자 son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