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중산층입니까/강원택 김병연 안상훈 이재열 최인철 지음/264쪽·1만4000원·21세기북스
이 책의 공동저자인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객관적 생활조건의 향상에도 불구하고 주위 사람들과의 격차가 더 크게 인식되는 상대적 박탈감이 중산층 의식의 소멸을 재촉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한국처럼 성장이 일정 궤도에 오른 사회에서는 ‘분배에 대한 집착’이 발생하고 제한된 지위재(Positional Good)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데 한국은 아직 이에 걸맞은 사회적 합의와 운영 메커니즘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경제학, 사회학, 사회복지학, 심리학, 정치학 등 전공이 다른 서울대 교수 5명이 중산층을 비롯한 한국사회의 계층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했다는 게 눈길을 끈다.
“실제 계층(객관적 계층)과 스스로가 인식하는 계층 소속감(주관적 계층)이 다르며 투표행위를 비롯한 정치적 입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주관적 계층”이라는 해석(강원택 정치학과 교수)이나 아파트 평수-학벌과 개인의 행복감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분석(최인철 심리학과 교수) 등은 흥미롭다. 다만, 각자의 연구 영역에 머물러 전체적인 조망과 깊이 있는 해결책이 뚜렷이 눈에 띄지 않는 점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