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파 아웃도어스쿨과 함께하는 ‘피싱 캠프’
충북 충주시 산척면 삼탄유원지에서 진행한 네파 아웃도어스쿨 피싱 캠프. 낚시 전문가에게 낚싯대 쥐는 법과 낚싯줄 매듭짓는 법 등을 교육받은 참가자들이 캐스팅 후 물고기를 기다리고 있다. 네파 제공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삼탄유원지에 도착했다. 수려한 자태를 자랑하며 충북의 동강이라 불리는 이곳이 우리의 베이스캠프다. 도착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짐을 짊어지고 이동하는 발걸음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참가자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 속에는 저마다 남다른 각오가 담겨 있는 듯 보였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결혼 후, 첫 휴가에서 갖게 된 씁쓸한 기억 때문이다. 전국일주를 하자며 떠난 여행길, 경상도의 어느 국도변을 달리던 중 낚시 가게가 눈에 띈 것이 화근이었다. 함께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는 명목 아래 낚싯대를 덜컥 산 것이다. 둘 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으면서.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4시간을 고생한 끝에 한 뼘 정도 되는 이름 모를 물고기를 잡았다. 기쁨도 잠시, 낚싯바늘 끝 미늘에 걸린 고기를 빼내는 데 30분이 넘도록 씨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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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나무 아래 텐트 9동이 자리를 잡았다. 조용히 솔로 캠핑을 즐기고 싶은 사람은 아늑한 1인용 텐트에, 친구와 함께 온 참가자는 아담한 2인용 텐트에 짐을 풀었다. 그 외 3인용과 4인용까지 네파 아웃도어스쿨에서 준비한 다양한 텐트를 둘러보는 사이 낚싯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드디어 기다리던 낚시 강습. 이번 피싱 캠프를 이끌어줄 강사는 네파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익스트림팀 이상학 프로다. 낚시하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유명인이다. 화려한 입담까지 두루 갖추고 각종 방송에 출연하고 있어 수많은 고정 팬을 몰고 다닐 만큼 인기 있는 전문가다.
낚시의 ‘낚’자도 모르는 나로서는 이 얼마나 특별한 기회인가. 전문가에게 기초부터 하나하나 배울 수 있는 시간이 그저 감사하기만 했다. 이론을 시작으로 낚싯대 쥐는 법, 지그헤드와 낚싯줄을 연결하는 매듭까지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참가자들도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집중하고 있었다.
지난날을 다시 되짚어보니,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만지는 것도 싫어서 장갑을 끼고 낚시에 꿰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오늘은 걱정 없다. 가짜 미끼를 사용하는 루어낚시 아닌가. 그때 루어낚시를 알았더라면, 아니 네파 아웃도어스쿨이 있었더라면 그날은 멋진 추억으로 남았을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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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내린 비로 인해 물살이 세고 강기슭이 미끄러워 안전을 이유로 밤낚시가 취소됐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내일을 기약하는 수밖에. 아쉬움도 잠시, 그만큼의 여유가 찾아들었다. 낚싯대를 손에서 내려놓자 자연이 주는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바로 이게 낚시캠핑의 묘미가 아닐까. 낚시 그 자체도 좋지만, 자연의 정취를 즐기고 함께 떠나온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며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말이다.
다음 날 드디어 실전의 날이 밝았다. 아침 체조를 마치고 전투식량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바로 본격적인 실전 준비에 돌입. 가슴장화를 신고 낚싯대를 든 모습은 마치 전투에 나가는 군인처럼 비장하기까지 했다. 어찌 보면 어설픈 어부가 갯벌에 나가는 것처럼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마음만큼은 그랬다는 뜻이다. 어제 배운 과정을 잠시 복습한 뒤 이상학 프로를 따라 강으로 내려갔다.
이제 출정이다. 오전 낚시는 세 개 조로 나눠 시합하기로 했다. 마지막 실전 강의를 듣고, 조별로 모여 파이팅을 외치며 결의에 찬 표정으로 채비를 갖췄다. 나 역시 한을 풀어보리라 다짐하며 채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지그헤드에 낚싯줄을 꿴 뒤 다섯 바퀴를 감고 처음 구멍으로 다시 넣어 단단히 조였다. 루어는 실리콘으로 만든 핑크빛 소프트 웜을 달았다. 베일을 연 후 낚싯줄이 풀리지 않도록 검지 끝마디에 걸었다.
머리 위에서 살짝 뒤로 젖혔다가 다시 머리 위를 지나면서 검지에 건 낚싯줄을 놓았다. 허공을 가르며 날아간 루어가 맞은편 수초 근처에 떨어졌다. 성공이다. 생각했던 지점에 정확히 착수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첫 캐스팅치고는 나름 만족할 만하다. 계속되는 캐스팅. 낚싯줄 놓는 타이밍이 너무 늦어 루어가 코앞에 처박히기도 하고, 너무 빨라 하늘로 솟아오르기도 했다. 이상학 프로의 말대로 정확한 캐스팅을 위해서 많은 연습을 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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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몸과 마음을 얼큰한 매운탕으로 달래고 오후 낚시에 나섰다. 2차 출격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새로이 출발. 베이스캠프에서 차로 30여 분 떨어진 삼탄강 상류로 이동했다. 오전에는 쏘가리가 목표였지만 이제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일단 무엇이든 잡아보자는 생각이 먼저였으니까. 조별 경쟁도 없다. 우리는 어느새 하나가 되어 누구라도 먼저 고기를 낚는다면 축하해줄 마음이 가득했다.
루어낚시(Lure Fishing)란 말 그대로 가짜미끼를 이용해 물고기를 낚는 것이다. 플라스틱, 털, 금속 등으로 만든 인공미끼를 사용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미끼를 직접 만지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입문자라면 스피닝 장비 즉, 스피닝 릴을 장착한 로드를 추천한다. 캐스팅에 대한 부담이 적고,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아 초보에서 고수까지 두루 사용하는 장비다.
루어낚시는 낚싯대를 쥐는 방법이 중요하다. 낚싯대를 바로 잡아야 정확한 캐스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지와 약지 사이에 릴의 다리를 끼우고, 엄지는 낚싯대 그립 상부를 지그시 누른다. 중지는 낚싯대를 가볍게 잡고 약지와 소지로 낚싯대를 단단히 감아쥐는 것이 좋다.
초보자의 경우 검지와 중지 사이로 릴의 다리를 잡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캐스팅 시 불안정하며, 손목의 스냅을 사용하기 힘들어진다. 엄지가 낚싯대 윗부분을 눌러주지 않고 봉을 움켜쥔 경우에도 제대로 반동을 줄 수 없어 캐스팅이 부정확하다.
1. ‘익스트림 클라이밍 & 볼더링’
네파 익스트림팀 홍보대사인 손정준 강사와 10월 18∼19일 전북 진안군과 완주군 일대에서 진행된다. 참가 희망자는 네파 아웃도어스쿨 홈페이지(school.nepa.co.kr)를 통해 10월 12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선발 인원은 10명.
2. ‘릿지등반’
네파 익스트림팀 전서화 강사와 11월 8, 9일 속초 설악산의 ‘한 편의 시를 위한 길’에서 진행된다. 네파 아웃도어스쿨 홈페이지(school.nepa.co.kr)를 통해 10월 15일부터 11월 2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선발 인원은 10명.
글·사진=김대성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