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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타봤어요]BMW 전기차 ‘i3’

입력 | 2014-10-15 03:00:00

“17km나 갔는데 주행가능거리 늘어, 어?”




BMW 전기차 i3는 3시간 완전 충전으로 132km를 달릴 수 있다. 가속력이 좋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높이는 시간이 7.2초다.

BMW의 전기차 i3 운전석에 앉자 두근두근 가슴이 뛰었습니다. 국내에서 75대밖에 판매되지 않은 귀한 차(9월 기준)라는 이유도 있지만 도로 한복판에서 멈추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습니다.

서울 중구 스테이트타워 남산에 있는 BMW코리아 본사에서 열쇠를 건네받았을 때 계기판에는 총 113km를 달릴 수 있다고 표시돼 있었습니다. 3시간 충전을 마치면 132km를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에어컨을 한 단 올렸더니 순식간에 주행가능 거리가 107km로 줄었습니다.

집까지 약 17km이니 충분하겠죠? 하지만 남산 1호 터널에 진입하자마자 98km로 떨어진 걸 보고 가슴이 철렁했어요. 주행 모드를 컴퍼트(COMFORT)에서 에코 프로 플러스(ECO PRO+)로 바꿨습니다. 에어컨이 꺼지고 조명도 살짝 어두워지더니 숫자는 104km로 올라갔습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주행가능 거리가 올라가는 게 신기했습니다. BMW가 개발한 싱글 페달 제어 기능 덕분인데요. 보통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배터리가 충전되는데 i3는 더 적극적으로 주행거리를 늘리는 셈입니다.

집 앞에 도착하니 주행가능 거리는 114km로 오히려 늘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시내에서 급가속을 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주행을 잘하면 가능한 일”이라며 웃었습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가 멈춰섭니다. 처음에는 가속페달에서 어느 정도 발을 떼야 할지 감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곧 적응해서 집에 갈 때까지 거의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어요.

주행감은 정말 조용했습니다.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전기차 특성상 엔진 소음이 없어요. 골목길에 들어설 때와 차를 후진으로 뺄 때는 신경이 곤두섰습니다. 보행자가 차가 오는지 몰라 사고가 날 수 있어서입니다.

차는 생각보다 잘 나갑니다. 최고출력 170마력에 최대토크 25.5kg·m라네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는 7.2초. 전기차라 힘이 약할 줄 알았는데 치고 나가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차선 변경과 추월 모두 문제없었습니다.

차량 무게를 줄여 주행 성능을 높였다고 합니다. 차체를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하고 드라이브 모듈도 대부분 알루미늄입니다. 배터리도 초경량 소재고요. 공차 중량은 1300kg으로 기아자동차 쏘울EV(1508kg)보다 가볍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웠는데 사람들이 “예쁘다”며 구경했습니다. 둥글둥글하고 탄탄하게 생겼는데 왠지 모르게 미래의 자동차 느낌이 난다고 할까요? 실내 대시보드 상단은 원목이라 친환경적인 분위기입니다. 뒷자리에 탈 때 앞문을 먼저 연 뒤 뒷문을 열어야 하는 코치도어는 익숙하지 않으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문을 열면 공간이 넓어 타고내릴 때 편리합니다.

주행 거리가 길지 않은 탓에 자주 충전해야 하는데 충전소가 많지 않은 건 한계점입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충전소는 전국에 2670개인데 그나마도 서울(727개)과 제주(776개)에 집중돼 있습니다. BWM코리아는 가정용 충전기(설치비 포함 300만 원)도 판매합니다. 하지만 주택에 살면 몰라도 아파트는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 회의 등을 거쳐야 하는 탓에 설치가 어려울 것 같아요. BMW코리아가 포스코ICT와 35개 도시 이마트 점포 80곳에 충전기 140개를 설치했으니 이용하시면 좋을 거예요.

비싼 가격도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비스와 솔 모델은 각각 6840만 원, 6340만 원입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