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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Beauty]미숙아, 엄마와 한공간에서 치료하니 회복력↑

입력 | 2014-10-15 03:00:00

[네덜란드 막시마 메디컬센터를 가다]
‘모자보건센터’ 유럽 최초 도입… ‘환자 입장에서 생각’ 혁신 추구




배에 진통감지기를 장착한 산모가 남편과 함께 벽면에 설치된 꽃봉오리 그림을 보고 있다. 이 꽃봉오리는 진통 간격이 짧아질수록 만개해 산모가 정확한 출산시기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필립스 제공

“혁신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보지만 중요성을 못 느끼던 것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1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막시마 메디컬센터(Maxima Medical Center)에서 만난 한 의료진은 이 병원이 추구하고 있는 혁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막시마 메디컬센터는 네덜란드 브라반트 주의 남동부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종합 메디컬센터로 모자보건센터, 스포츠 의학, 의학 시뮬레이션센터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01년에 설립됐으며 현재 3200여 명의 의사 및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병원은 산모와 미숙아가 한공간에서 치료받는 가족 중심의 ‘모자보건센터’를 유럽 최초로 도입해 인간 지향적인 모자보건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의료진 중심의 의료가 아닌 환자 중심의 의료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런 병원 측의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 다국적 헬스 앤드 웰빙 기업인 필립스가 기술적 지원을 하고 있다.

병원 측의 혁신은 전적으로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느낀다’의 결과물이다.

예를 들어 분만 시 대부분의 산모는 언제쯤 아이가 나올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불안한 상태로 출산을 기다려야 한다. 진통을 감지하는 기기를 착용하지만 이는 의료진이 분만 상태를 보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 많은 병원에서 진통 모니터링을 통해 자궁이 얼마만큼 열렸다고 산모에게 말해주지만 정작 그때가 언제인지 산모 자신은 알 방법이 없다. 이런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 막시마 메디컬센터에서는 분만실 벽면의 꽃봉오리와 가지가 자라는 모습을 시각화한 애니메이션을 통해 산모의 진통 간격, 지속시간, 강도 등을 알려주고 있다. 모니터링을 통해 진통 간격이 빨라지면 꽃봉오리 사이의 간격이 좁아지고, 출생 순간에는 꽃이 활짝 피는 모습이 그려진다. 따라서 산모는 꽃봉오리 이미지를 통해 자신이 언제쯤 출산을 하는 지 알 수 있다.

산모 고령화 등으로 미숙아 출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 병원의 ‘신생아 발달 관리’ 개념이 적용된 미숙아 치료도 주목받고 있다. 막시마 메디컬센터는 2012년 필립스와의 협업을 통해 산모와 미숙아가 한공간에서 치료받는 가족 중심 ‘모자보건센터’를 유럽 최초로 도입했다. 쉽게 말해 분만 및 분만 전후의 모든 치료과정이 산모와 아기가 함께 있는 공간에서 이뤄지는 것. 산모는 아기의 모든 상태를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고, 이곳에서는 24시간 언제나 아빠도 함께 머무를 수 있다. 병원 측은 “미숙아 곁에 부모가 함께 있을 경우 ‘캥거루 케어 효과’의 증가로 회복력이 향상되고, 부모와의 유대감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캥커루 케어란 치료실 내부의 소리, 온도, 조명 등 환경을 엄마의 자궁과 가장 유사한 상태로 조성해 조산아 또는 저체중 아기가 낯선 외부환경에 적응하고 안정을 찾도록 하는 방법이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런 방법으로 치료받은 미숙아의 경우 극심한 수준의 망막병증 발병율이 약 6% 감소했고, 입원 일수도 평균 15일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필립스 측은 “신생아의 상태를 점검하는 기기에서 아기와 산모를 위한 조명, 수면을 위한 포대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산모와 아기를 위한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인트호번=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