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데뷔 15년만에 결실… 자식과 다름없어”
그에게 소중한 ‘자식’이나 다름없다. 10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풍월당에서 만난 그는 “2008년부터 녹음을 시작했지만 바쁜 일정과 작업이 까다로운 고음악 특성 때문에 이제야 음반이 빛을 보게 됐다”며 “동양의 성악가에게 독집 앨범을 내준 적 없는 음반사를 통해 첫 앨범을 내게 된 것은 굉장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오르페우스’ 한마디로 정리된다. 오르페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음악가로 뛰어난 노래와 연주 실력으로 지하세계의 신들을 감동시켜 죽은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살려낸다. 하지만 그는 지상으로 돌아갈 때까지 뒤를 돌아보면 안 된다는 약속을 어겨 결국 아내를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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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혜의 독집 앨범도 이탈리아 작곡가 조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시와 알렉산드로 스카를라티, 프랑스 작곡가 루이 니콜라스 클레랑보와 장 필리프 라모가 이 신화를 주제로 만든 칸타타(바로크 시대의 성악곡)로 꾸몄다.
“고음악은 14∼18세기 서양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와 창법으로 되살리는 겁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칸타타 악보를 구하기 위해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 리더와 함께 도서관에서 살았죠.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아 만족합니다.”
임선혜는 서울대 음대 졸업 후 독일 유학 중이던 23세 때 고음악계 거장인 벨기에 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헤에게 발탁돼 모차르트 작품으로 고음악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
“알려진 노래를 하면 안 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하지만 고음악을 하면서 느낀 독특한 매력을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기면서 낯선 노래를 자꾸 찾게 됩니다.”(임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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