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새 세번 만나며 ‘인도 껴안기’… 北 비핵화 - 남중국해 분쟁도 거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극진히 환대하며 인도 껴안기에 나섰다. 미 외교가에서는 모디 총리가 올해 미국을 찾은 외국 정상 중 최고 수준의 대접을 받았다는 데 이견이 없을 정도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모디 총리와 백악관에서 비공개 만찬 회동을 했고 30일 정상회담에 이어 외부 행사에도 동행했다. 방문 기간인 이틀 동안 공식적으로 세 번이나 만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양국 간 교역부터 빈곤 구제, 직업 훈련에 이르기까지 경제 이슈 중심으로 얘기를 나눴고 아프가니스탄, ‘이슬람국가(IS)’ 문제 등도 광범위하게 협의했다”며 “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 공고히 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도 양국이 최근 나란히 화성에 탐사선을 보낸 것을 거론하며 “양국이 화성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지구에서 또 만나고 있다. 양국은 이미 강한 파트너십의 토대를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뒤 모디 총리가 백악관 인근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관을 방문하는 데 동행했으며 지난달 30일자 워싱턴포스트에 모디 총리와 ‘21세기 미국-인도 새로운 동반자 관계’라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을 실었다.
이 같은 오바마 대통령의 다소 파격적인 ‘예우’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주목받는 인도의 전략적 가치와 맞물려 있다. 이 지역에서 중국의 세력 확대를 막고 일본-한국-인도를 잇는 안보 벨트 구축을 위해선 최근 몇 년간 껄끄러웠던 인도와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미국은 2005년 모디 총리가 구자라트 주 총리로 있을 때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의 유혈 충돌을 방관했다며 미국 입국비자 발행을 거절한 바 있다.
또 수출 확대로 경제 돌파구를 찾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인구 12억 명의 인도 시장을 놓칠 수 없다. 모디 총리도 경제 회복을 위해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달 인도를 방문해 모디 총리와 회담한 뒤 국부인 마하트마 간디의 생가를 찾아 물레를 돌리는 이벤트를 연출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인도에 경쟁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