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반성 박물관 피스오사카 개축… 전시물에 일본인 피해 끼워넣어 ‘日의 침략’ 아닌 ‘中의 도발’로 묘사… “극우파 입김에 정부 홍보시설로”
8월 말 오사카 시 주오 구의 피스오사카 1층 전시실에서 한 일본인이 난징대학살 관련 사진을 보고 있다. 오사카 부는 지난달부터 피스오사카를 일시적으로 닫고 가해 역사의 흔적을 지우는 작업에 들어갔다. 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퉁저우 사건은 1937년 7월 중국 베이징(北京) 퉁저우에서 중국군이 일본군과 민간인을 습격해 260여 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동아일보가 최근 입수한 오사카(大阪) 부 의회의 ‘피스오사카 전시 리뉴얼의 구체적인 전시 등 개요’에는 퉁저우 사건을 영상물에 넣는다는 계획이 들어 있다. 개요는 ‘(베이징 근교의) 로코(盧溝)다리(중국명 루거우차오·盧溝橋)에서 일중(日中) 양군이 충돌했다. 중국군은 일본의 군인과 일반인을 살해했고(퉁저우 사건), 전쟁의 불씨는 상하이(上海)까지 퍼져 선전포고 없는 전면적인 일중전쟁이 시작됐다”고 명시하고 있다.
일본 시민단체들은 피스오사카 측이 이 같은 내용을 영상물 내레이션(해설)으로 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영상물을 시청하는 방문객들이 이런 내용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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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오사카가 기존 자료에 없던 퉁저우 사건을 슬그머니 끼워 넣으려 하는 것은 ‘가해의 역사’를 흐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일본 극우들도 “난징(南京)대학살(일본군이 1937년 12월 난징에 입성해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의 중국인을 살해한 사건)만 있는 게 아니다. 퉁저우 사건도 있다”며 가해 역사에 물타기를 시도해왔다. 연락회 측은 “피스오사카가 점차 정부의 ‘홍보시설’이 돼 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오사카 부의 움직임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힘 쏟고 있는 ‘자학사관 탈피’와 맥이 닿아 있다. 오사카 부 외에도 나가노(長野) 시, 덴리(天理) 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일제강점기 한국인 근로자를 강제 동원한 것을 설명하는 안내문에서 ‘강제’라는 문구를 빼고 있다. 사이타마(埼玉) 현 히가시마쓰야마(東松山) 시 평화자료관은 전시된 연표에서 ‘위안부’ 등의 단어를 지난해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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