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산기 교체 논란 3개월 정직… 최연소 임원 1년여만에 하차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달 29일 국민은행의 주전산기 교체 논란과 관련한 책임을 물어 김 전무에 대해 3개월 직무정지 결정을 내렸다. KB금융은 지난달 15일 김 전무를 CIO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한 바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2일 “국민은행의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며 KB금융에 김 전무를 정직(停職) 처분하라고 통보했다.
김 전무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무슨 말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라며 “(정직 기간이 끝난 뒤 복귀하는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도 있어서 생각이 정리되면 다시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독학으로 컴퓨터를 공부한 그는 24세 때인 1993년 청와대의 PC통신 아이디(ID)를 도용해 은행 전산망에 접속한 뒤 휴면계좌에 있는 예치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려 한 혐의로 수감돼 ‘유명세’를 치렀던 인물이다. 6개월간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풀려났지만 뛰어난 컴퓨터 능력을 인정받아 대우그룹에 입사하며 다시 한 번 이름을 알렸다. 이후 기획예산위원회 정보화담당보좌관, 딜로이트컨설팅 이사 등을 거친 뒤 지난해 7월에는 44세의 나이로 KB금융의 CIO에 올랐다. KB금융 역사상 최연소 임원이었다.
승승장구하던 김 전무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5월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국민은행의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지주사인 KB금융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며 금감원에 보고하면서부터다.
금감원은 6월까지 KB금융과 국민은행을 상대로 감사를 벌였고 지난달 김 전무에 대한 중징계를 확정했다. 금감원은 “김 전무 등 지주 임원들은 국민은행의 주전산기를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전환하기 위해 관련 보고서를 조작하는 등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