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터 비즈니스센터 활용案에 9년전 추진한 전시관 백지화 우려 울산시민 “공장 있는 곳에 지어야” 현대차 “구체案 수립안돼 확답못해”
“현대자동차의 ‘울산 자동차 전시장’은 물 건너갔나.”
현대차그룹이 최근 낙찰 받은 한국전력 본사 터에 자동차 전시장 등을 갖춘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울산에서 추진하던 자동차 전시관 건립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9년 전 계획 세우고 미적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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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자동차 전시관 건립이 추진된 것은 2005년부터. 현대차가 사회공헌 사업으로 주력 생산공장이 있는 울산 북구 강동 산하지구에 200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총면적 7400m²) 규모의 자동차 전시관을 짓겠다는 의향서를 울산시에 제출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10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 현재 전시관 용지는 테니스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조속한 자동차 전시관 건립을 촉구하는 울산시의원의 질의에 현대차는 “물리적 여건 변화와 주변 개발 추이, 기업 여건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당장 추진할 의지가 없음을 나타냈다.
울산시는 현대차 울산 전시장을 반드시 건립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폴크스바겐과 도요타자동차 등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은 대부분 주력 생산공장이 있는 지역에 자동차 관련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시는 밝혔다.
○ 현대차의 ‘울산 홀대’ 지적도
현대차가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연간 190만 대. 이 가운데 울산공장 생산량은 150여만 대로 80%를 차지한다. 울산공장에 근무하는 인원(사내 협력업체 포함 3만2200명)은 국내 전체 공장 임직원(5만7000명)의 56%다. 하지만 현대차의 ‘울산 홀대’는 그동안 수차례 있었다. 울산시는 2012년 고속철도(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에 자동차 테마파크를 건립해 달라고 현대차에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현대차는 또 야구장이 한 곳도 없었던 울산을 외면하고 울산과 접한 부산 기장군 일원 17만6516m²에 2015년까지 야구장 4면과 부대시설을 건설해 기부하기로 2012년 부산시와 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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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