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에서 시장으로]<中> 시멘트 대체할 지반고화제 개발… 이산화탄소는 그래핀으로 분리
‘꿈의 신소재’ 그래핀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기술을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 박호범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의 한 연구원이 그래핀을 이용해 만든 이산화탄소 분리막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박호범 한양대 교수 제공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따르면 지난해 화석연료 연소 등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년도보다 2.5% 증가한 370억 t, 지구 온도는 향후 30년 내에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연간 약 7%씩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현상유지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 전북지역 대학연합기술지주회사와 건축재료 전문업체 씨엠디기술단이 공동 설립한 지안산업은 시멘트를 대체할 친환경 지반고화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반고화제는 싱크홀과 같은 연약지반을 개량하거나 건축 공사에서 토대를 다질 때 사용되는 재료로 대부분 시멘트가 활용된다. 문제는 시멘트 1t을 생산하는 데 약 0.9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 게다가 원료인 석회석을 캐기 위해 산림을 훼손해야 하고, 운송 차량들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한국에서만 연간 200만 t의 시멘트가 지반고화제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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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범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걸러내는 ‘이산화탄소 분리막’을 개발하고 있다. 화력발전소 등 이산화탄소 대규모 발생 장소에 적합한 기술이다. 기존 플라스틱류의 고분자 개체 분리막은 투과도와 분리시간, 제조원가 등의 문제로 적극적으로 활용되진 않았다.
박 교수는 그래핀으로 이산화탄소 포집 과정에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리막을 개발하기 위해 2012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원천기술을 확보해 관련 기술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싣고 특허권을 확보했다. 박 교수는 “그래핀으로 분리율이 높고 제조원가가 낮은 분리막을 만드는 기초적인 연구를 이미 마무리했다”며 “2017년쯤이면 시제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2020년이면 탄소배출권 제도가 시행된다”며 “한국 고유 기술로 이런 제도적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