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스포츠대회에 한류스타만…해외언론 비난
배드민턴경기장 에어컨 바람·조명 문제도
대회 첫 날 꺼져버린 성화, 경기에 지장을 주는 에어컨 시설, 심판석까지 판매된 도깨비 티켓, 현장에 없는 책임자….
2014인천아시안게임이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조직위원회의 ‘지나친 친절’로 개막식 하이라이트이자 마지막까지 극비사안인 최종 성화 점화자가 배우 이영애라는 사실이 사전에 알려졌다. 조직위원회는 개막식 전날 주관 방송사(IHB)에 최종 점화자에 대해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알린, 아시아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았고 중국에 초등학교를 설립하는 등 나눔과 봉사를 통해 아시아의 화합에 이바지한 인물’이라는 자료를 배포하며 인터넷 검색 몇 번이면 누구나 이영애 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실수를 범했다. 대만 등 일부 해외언론은 스포츠 스타들이 주인공 이어야할 아시안게임 개막식이 이영애 등 한류스타들에게 지나치게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졌다고 꼬집었다.
준비소홀은 경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배드민턴 남자단체 8강전 일본과 경기를 마친 대표팀 에이스 이용대는 “1세트를 크게 졌는데(12-21) 에어컨 바람이 너무 강해서 수비에 큰 혼란이 있었다. 적응훈련을 했지만 조금 당황했다. 조명도 경기에 영향을 줬다. 배드민턴은 셔틀콕이 워낙 작고 가벼워 매우 민감하다”고 말했다.
이날 다른 나라 선수, 코치들도 수차례 에어컨 바람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지만 배드민턴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한 현장 스태프들은 에어컨 작동을 중단시켰다가 “너무 더운 것 아니냐”는 관중들의 항의에 다시 가동하고 “바람이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는 코치들의 요청에 스위치를 다시 내리는 것만 반복했다.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한 김중수 대한배드민턴협회 전무이사는 “낮은 조명은 점차 적응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에어컨 바람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대회가 열리는 배드민턴 체육관은 에어컨 바람 세기와 방향 점검이 첫 번째로 중요한 사안이다.
이날 배드민턴경기장은 주심과 선심, 통역 등 50여명이 대기하는 좌석 티켓이 판매돼 큰 혼란을 빚기도 했다. 국제심판들이 안면이 있는 대한배드민턴협회 직원들에게 난처해하며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일부 관중들은 설명을 듣고 자리를 이동하기도 했지만 어수선한 장면이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책임자는 끝까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복수의 조직위 관계자들은 “내 업무 분야가 아니다”, “시스템이 문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며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