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 영향력 강화…내년 5월 선거 출마 선언
대한축구협회 정몽규(52) 회장이 국제축구계로의 진출을 선언했다. 내년 5월 선출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몫의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에 도전한다.
정 회장은 20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14 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 결승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촌형(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한 번 말씀하신 게 있다. ‘FIFA 209개 회원국 회장 중 한 명에 머물 것이냐’고 물으셨다. 그 뜻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이제 움직이려고 한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른바 ‘엑스코(ExCo) 멤버’라고 불리는 집행위원에 선출되면 FIFA 집행위원회에 참석해 중요 의사결정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그만큼 국제축구계에서 영향력도 커진다.
정 회장은 “협회장이 된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프로축구단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등을 거치며 축구와 함께 지낸 세월이 적지 않다. 쉽지 않겠지만 내년 5월에 도전해볼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내년 5월 다시 뽑아야 하는 AFC 내 3명의 FIFA 집행위원 중 한 자리를 노리고 있다. 현재 AFC 내 3명의 FIFA 집행위원은 장지롱(중국), 와라위 마쿠디(태국),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바레인)다. 그러나 올해 6월 AFC는 총회에서 당연직 FIFA 부회장 자리를 AFC 회장이 맡는 것으로 정관을 바꿨다. 이에 따라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은 당연직 FIFA 부회장직을 넘겨받는다. 이전까지 당연직 FIFA 부회장을 맡았던 요르단의 프린스 알리 빈 알 후세인은 FIFA 집행위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내년 선거에 나설 것이란전망이 지배적이다.
선거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 후보자들은 베일에 가려있는 상태다. 도전의사를 밝힌 정 회장을 비롯해 올해 초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일본축구협회 부회장 등 극히 일부만이 공개적으로 의사를 드러냈다. 정 회장은 “정몽준 명예회장님이 국제축구계에서 모든 직함을 내려놓으신 이후 한국축구는 FIFA와 AFC 내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개인의 명예보다 한국축구가 국제축구계에서의 영향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힘써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방콕(태국)|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