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싱가포르에 심상찮은 ‘경마 한류’

입력 | 2014-09-16 03:00:00

과천경주 생중계 갈수록 인기… “실력차 적고 방대한 정보 제공”




싱가포르 시내에 있는 11개의 경마 장외 발매소에서는 매주 토요일 렛츠런파크 서울(구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리는 경주가 생중계된다.

“고(Go)! 고! 고!”

싱가포르 시내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싱가포르의 대표 경마장 ‘크란지 싱가포르 터프 클럽(STC)’ 내 경마 장외 발매소. 이곳은 매주 토요일 한국 경마 경주에 매료된 승부사들의 함성으로 들썩인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 국내 경마 실황 중계를 수출했다. 스포츠토토, 경륜, 경정, 카지노, 소싸움 등 7개 합법 사행 사업 중 가장 먼저 해외로 진출한 것이다. 이에 따라 터프 클럽을 포함해 싱가포르 내 11개 장외 발매소에서는 매주 토요일 렛츠런파크 서울(구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리는 경주가 생중계된다. 한국마사회는 총 베팅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한국 경마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싱가포르에 먼저 수입된 홍콩과 호주 경마의 인기를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다. 토요일 하루 9000여 명이 터프 클럽 장외 발매소를 찾아 경마 베팅을 하는데, 한국 경마에 베팅하는 고객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경마의 한류(韓流)가 싱가포르에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기의 이유는 한국 경마가 싱가포르 고객들의 베팅 취향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터프 클럽에서 만난 리퐁 씨(50)는 “한국 경마는 총 경주 길이(1400m)에서 직선 주로가 길고 넓어서 말끼리 의도적으로 부딪히는 ‘블로킹(Blocking)’ 같은 부정행위가 적다는 게 장점”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또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한국마사회의 경마 정보는 초보자라도 확률 높은 베팅이 가능하도록 방대하고 구체적이다. 개별 경주마들의 3년간 경주 기록이 축적된 정보를 받은 고객들은 자체 분석에 따라 승부의 방향을 다양하게 예측할 수 있는 재미를 얻는다. 싱가포르는 지난달 31일 한국마사회가 첫 국제 경마 경주로 개최한 제1회 아시아 챌린지컵 대회에 본국 경주마를 출전시켰다. 한국과 계속 폭넓게 경마 사업을 교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싱가포르=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