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강무 전북대 공공인재학부 교수(가운데)가 수업을 하고 있다.
전북대 공공인재학부는 2013년 자율전공학부에서 이름을 바꿔달았다. 이 학부를 전북대의 간판으로 육성하겠다는 서거석 총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공공인재학부는 삼정(三鼎)을 연상케 할만한 튼튼한 세 기둥이 떠받치고 있다. 첫째는 대학본부의 전폭적인 지원이고, 둘째는 특화한 교육 시스템, 셋째는 정부의 지방대학 육성 의지이다.
공공인재학부는 여느 대학과는 달리 대학본부 직속이다. 본부 직속의 혜택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장학금. 다른 단과대학은 장학금 수혜대상이 단위별 모집 인원의 5%로 제한돼 있지만 공공인재학부만큼은 예외다. 장학금 수혜 기준만 충족하면 인원제한 없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수도권은 고시, 지방은 9급’이란 이분법을 반드시 깨겠다.” 허강무 전북대 공공인재학부 교수의 각오다.
수능 성적 반영영역 중 세 과목 이상이 1등급이면 4년간 등록금 면제, 학기당 200만 원 지급, 생활관(기숙사) 8학기 무료인 1종 장학금을 준다. 2종 장학금은 반영영역 3과목 중 2개가 1등급 이상으로 등록금 면제, 매학기 100만 원 지급, 생활관 1년 무료 혜택을 받는다. 3종 장학금은 2과목이 2등급 이상으로 8학기 등록금을 면제해준다. 세 종류의 장학금은 매학기 A0학점을 유지하면 받을 수 있다. 또 학교 발전지원재단은 학기당 90만~100만 원씩 지급하는 1, 2개의 장학금을 이 학부에 배정한다. 2014년 현재 9명이 다양한 장학금을 받고 있다. 대학관계자들은 공공인재학부의 풍부한 장학금이 수능시험에서 3과목 이상 1등급을 받은 상위권 학생들의 관심을 끄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4학번 신입생 50명 전원은 지난 여름방학 때 내년 2월의 행정고시 1차 시험 응시자격인 토익 700점, 한국사 능력시험 2급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행정고시 무한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의 특징은 목표 공유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것. 주승현 씨(20)는 "대학에서 처음 맞는 여름방학이었지만 행정고시라는 꿈의 실현을 위해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허 학부장은 1학년 때부터 행정고시를 목표로 다양한 커리큘럼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고3 때 열심히 공부하던 습관을 대학에서도 그대로 유지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했다.
전용일 공공인재학부 조교가 학생들에게 행정고시 준비에 대한 도움말을 주고 있다.
정부의 지방대학 육성의지 또한 공공인재학부의 미래에 플러스요인이다.
7월 29일 공포 시행된 '지방대학육성법'은 공무원 채용 시 국가와 지자체는 일정비율 이상은 지역인재로 채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은 로스쿨 입학과 행정고시 합격을 목표로 하는 공공인재학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7급 공무원 시험도 지방대학출신 합격자가 20% 미만일 경우 일정점수 이하의 인원에서 추가로 합격시켜야 하며, 지방대학 로스쿨도 약 20% 정도를 해당 지역대학 출신 학생들로 선발해야 한다. 이 같은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는 공공인재학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 학부장은 "정부의 지방대학 육성의지가 각종 제도로 뒷받침되면서 '수도권은 고시, 지방은 9급 공무원'이란 이분법을 깰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공공인재학부의 선전을 다짐했다. 교수들의 각오는 학생들에게 이미 충분히 전해진 듯했다. 유보은 씨(공공인재학부 1년)는 "고교시절부터 행시합격을 꿈꿨다. 비록 입학한 지 채 1년이 안됐지만 학부의 체계적인 지원으로 막연하게 느껴졌던 행시가 시야에 들어왔다.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준비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친구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대학평가 담당자들은 지난 20년간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대학 중 하나로 전북대를 꼽는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매번 열정적인 도전을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도전의 역사를 이번에는 공공인재학부가 이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