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서울시향 감독의 ‘지휘 마스터 클래스’
13일 오전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진행된 ‘지휘 마스터 클래스’에서 정명훈 예술감독(흰 윗옷)이 젊은 지휘자 정주현 씨를 옆에 세워 두고 조언을 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습실. 서울시향 정규편성 오케스트라가 대열을 갖춰 지휘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휘대에 서야 할 정명훈 예술감독(61)은 여느 날과 달리 객석 맨 뒷좌석에 지휘봉 없이 앉아 있었다. 정 감독을 대신해 지휘대에 오른 사람은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5명의 신진 지휘자였다.
이 자리는 지난해부터 서울시향이 차세대 지휘자를 발굴 육성하고자 마련한 ‘지휘 마스터 클래스’였다. 정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후배 지휘자를 지도하기 위해 나선 것. 연주곡은 브람스 교향곡 4번. 5명의 지휘자에게 각 30분씩 시간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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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씨에 이어 독일 바이에른 코부르크 주립극장 부지휘자 정주현(36), 수원시향과 오스트리아 빈 라디오교향악단을 객원 지휘한 이태정(37), 세계 최고 권위의 지휘자 콩쿠르인 프랑스 브장송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지난해 결선에 진출했던 윤현진(32), 울산시향·버펄로 필하모닉에서 객원 지휘를 한 이태영 씨(42)가 차례로 지휘대에 올랐다.
시향의 외국인 단원을 배려해 마스터 클래스는 영어로 진행됐다. 정 감독은 문제점이 발견되면 연주를 끊고 그때그때 지적했다. “지휘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휘자의 생각을 수백 명의 사람과 공유하는 것” “지나친 동작보다는 연주자가 당신의 감정을 알 수 있도록 하라” 등 기본적인 몸동작부터 지휘자의 감정, 역할까지 다양한 조언을 던졌다.
정 감독은 “서로 다른 재주를 지닌 젊은 지휘자들에게 방향을 알려주고 도와주고 싶다”며 “사실 지휘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많이 배우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특징 있는 ‘그것’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주현 씨는 “정 감독님의 지적을 가장 많이 받아 얼굴이 화끈거리지만 지적 하나하나가 소중한 가르침이었다”며 “지휘자로 활동해 온 6년간 너무 기술적인 면에만 집중한 것이 아닌지 반성했고, 기본기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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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