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녀간 끈끈한 유대관계 장점… 친구들과 단체생활 못한건 아쉬워
대구에 사는 권차영 씨는 세 아들을 모두 홈스쿨링 교육을 통해 방송통신대에 합격시켰다. 왼쪽부터 둘째 목양 군, 막내 양명 군, 권 씨, 첫째 화목 군이 공부비법을 털어놨다. 한국방송통신대 제공
삼형제가 중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홈스쿨링을 선택한 계기는 아버지의 결심이었다. 큰아이가 초등학생일 때, 아버지는 “이왕 아이들 공부 시킬 거 셋 다 박사과정까지 밟게 하자”고 선언했다. 자기 분야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치면 명문대든 아니든 그 분야에서 충분히 공부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아버지는 검정고시와 방통대를 이용하면 박사과정까지 공부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아내 권 씨를 설득했다.
그 뒤부터는 아내 몫이었다. 다른 집 자녀들이 등교할 시간에 권 씨는 아이들을 깨워 공부를 시켰다. 오전 8시부터 낮 12시까지 각자 자기 방에서 검정고시 문제집을 풀게 했다. 점심식사 후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아이들은 다시 자기 방에서 검정고시 준비를 했다. 오후 5시부터는 태권도학원 피아노학원에 다녀온 뒤 가족이 다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토 일요일에는 다른 아이들처럼 밖에서 친구와 놀게 했다. 권 씨는 약 7년간 이 같은 생활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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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중고교 생활을 겪어보지 못한다는 것은 가장 큰 단점이다. 권 씨는 “아이들이 가끔 학교생활에 대한 궁금함과 동경심을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태권도학원 피아노학원에 보낸 것도 또래 친구들과의 만남을 위해서였다.
권 씨가 생각하는 홈스쿨링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에게 시간을 벌어준다는 점. 또래에 비해 일찍 전공 공부를 시작했고, 나중에라도 원하면 다른 대학에 가서 또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홈스쿨링을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 권 씨는 “결코 쉽지 않은 길”이라고 털어놓았다. “엄마가 직장에서 돈을 벌어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데 드는 노력이나 집에서 홈스쿨링을 하는 데 소요되는 에너지나 똑같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