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 활동가 30명 견학 서울시 지원 ‘도심형 공동체’ 사업, 성북구 52개… 서초-강남구 20곳 장소 임대료-주민 유대감이 차이 불러… 일각선 “인위적 공동체 효과 의문”
3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재미난 마을’ 내에 있는 공동 작업장인 ‘마을목수공작단’에서 서울 서초구 마을활동가들이 직접 드릴을 들어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서초구 제공
이날 서초구 마을활동가 30명은 잘되는 마을공동체의 비법을 배우기 위해 강북구 삼각산 아래에 터 잡은 ‘재미난 마을’을 찾았다. 이들은 “정말 자발적으로 이렇게 모인 것이냐” “카페는 어떻게 마련했느냐”는 등 부러움이 담긴 질문을 연신 던졌다. 재미난 마을은 1998년 공동육아를 위한 꿈꾸는 어린이집에서 시작돼 대표적인 마을공동체로 자리 잡았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조례를 만들어 마을공동체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강남에서 실적이 저조하다. 마을공동체 사업은 성북 52개, 은평 41개, 구로와 강동구가 각각 40개로 주로 강북지역에서 활성화됐다. 반면 강남구는 6개, 서초구는 14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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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미난 마을 견학에 나선 서초구 마을활동가들의 의견도 같았다. 조진영 씨(45)는 “유대감이 부족하면 공동체를 복원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광자 씨(71)는 “강북구에 비해 서초구는 문화시설이 잘돼 있어 오히려 마을 활동에 호응이 적다”고 했다.
서울시는 올해 마을공동체 654개 사업(12개 분야)에 133억 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거주민이 자주 바뀌고 아파트처럼 폐쇄적인 공간이 많은 도시에서 공동체가 복원될 것인지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자생적인 풀뿌리 공동체와는 성격이 달라 서울시가 예산을 투입한 만큼의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남권을 뺀 일부 지역만을 위한 사업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하지만 김정윤 서울시 마을기획팀장은 “도시 맞춤형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 강남권을 비롯한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도 점차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