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 등판은 3경기 정도. 이제 몇 승으로 시즌을 마칠지가 관심거리다. LA 다저스의 '더 몬스터' 류현진(27)은 7일(한국 시간) 애리조나 전에서 자신의 시즌 최다승(14승)을 뛰어 넘는데 실패했다. 6과 3분의 2이닝 동안 7안타 1볼넷 9삼진으로 호투했지만 7회 동점타를 허용해 2실점하고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15승 달성을 놓쳐 지난 2000년 박찬호가 수립한 18승 도전도 어렵게 됐다.
류현진은 올해 25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6패를 기록 중이다. 류현진 등판 때 팀은 16승9패로 승률 0.640이다. 선발투수로서 역할은 빼어나다. 연봉을 고려하면 다저스 마운드에서 팀 공헌도 1위다. 애리조나전에서 류현진은 위기관리, 절묘한 코너워크, 뛰어난 커브, 경기 후반인 7회에도 152km(95마일)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경기 후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류현진이 2회 무사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겼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음날 잭 그링키와 바로 대비가 됐다. 그링키도 2회 무사만루 위기를 맞아 병살타를 유도해 무실점으로 막는 듯했으나 내야 안타가 되면서 1실점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신인 때도 몇 차례 무사만루를 무실점으로 막는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은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지만 그 위기를 벗어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날도 커브의 위력은 대단했지만 슬라이더는 밋밋한 편이었다. 낙차 큰 커브는 삼진을 9개 낚는 원동력이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직구와 커브가 좋았다. 최근 커브가 좋아서 이날 많이 구사했다"고 말했다.
7회까지 시속 150km대를 유지한 빠른 공도 정도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무기였다. 하지만 자신감이 넘친 것이 동점타를 허용한 빌미가 됐다. 2-1로 앞선 7회 초 2사 2루서 대타 A J 폴락에게 던진 시속 150km(94마일) 빠른 볼이 3루수-유격수 사이로 빠지는 안타가 돼 2점째를 내줬다. 류현진은 폴락을 상대하면서 직구만 5개를 던졌다. 그는 "포수사인도 있었지만 직구 스피드도 좋게 나와 자신감이 있어서 던졌다. 그러나 안타가 돼 아쉽게 됐다"고 상황설명을 했다. 하지만 시즌 최다 114개째의 투구에서 150km의 공을 뿌렸다는 점이 중요하다.
한편 다저스는 9일 2015시즌 일정을 발표했다. 6월16일부터 19일까지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 홈 2연전씩 4경기의 인터리그를 펼치게 돼 류현진-추신수의 투타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두 코리안 빅리거는 추신수가 2013시즌 신시내티에 몸담고 있을 때 한 차례 맞붙은 적이 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