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로 100회 맞는 공포 웹툰 ‘금요일’의 배진수 작가
배진수 작가는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한 대형 쇼핑몰 앞에서도 기자가 요구하는 각양각색의 포즈를 유쾌하게 선보였다. 그는 “기괴하고 우울한 공포 웹툰을 그린다고 사람까지 우울하진 않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지금은 폐지된 SBS 예능 ‘짝’에서 만난 아내와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웹툰 ‘금요일’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흘러내린 듯 축 처진 얼굴. 배진수 작가 제공
캐릭터의 얼굴이 비슷한 건 장애 때문일까, 부족한 그림 실력 때문일까. 그는 “하루 수십 번씩 사람 얼굴을 그렸는데도 도통 손에 익지 않았다. 등장인물을 억지로 다르게 그리다 보니 얼굴이 더 기괴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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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머릿속으로 상상한 기괴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금요일’은 공포 웹툰이지만 귀신이나 좀비, 심령 현상은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 주변의 익숙한 주제를 비틀고 낯설게 만들어 섬뜩한 공포를 준다. 독자들에게 많이 회자되는 56회 ‘메시지’ 편에선 얼핏 평화로운 일상을 그린 초등학생의 그림일기가 등장한다. 그는 일기 속에 아동 성폭력과 아동 살해를 암시하는 장치를 숨겨 놓아 마지막 스크롤을 내린 독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는 “1990년대 PC통신 시절 ‘하이텔’에 글을 쓸 때 인기투표에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퇴마록’ 이우혁 작가와 함께 득표율이 높았던 사람이었다”며 “한 가지를 골똘하게 생각하면 스토리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지능지수(IQ) 156인 그는 상위 2%의 IQ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인 국제 멘사 회원이기도 하다.
‘금요일’은 5일 100회를 맞는다. 매번 예측하지 못한 결말에 대한 찬사나 다양한 해석을 담은 댓글이 달린다. 최근엔 결말의 반전을 예상한 똑똑한 댓글도 늘고 있다. 독자와의 두뇌 싸움에서 계속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홀로 수십만 명을 어떻게 상대할 수 있겠어요. 최대한 도망가려고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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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