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 일주일간 4개국 순방 이례적… 李, 유엔총회서 누구 만날지 관심 정작 남북접촉 제안엔 묵묵부답
외교 소식통은 2일 “강석주 북한 노동당 국제비서가 6일경부터 유럽을 순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독일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를 1주일 이상 다닐 것으로 알려졌다. 강 비서는 1994년 외무성 제1부상으로 북-미 제네바합의를 타결한 협상 주역. 2010년 내각 외교담당 부총리로 승진했다가 올해 5월 국제담당 비서로 자리를 옮겼다. 외국 방문은 부총리 때 이후 4년 만이다.
이달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는 이수용 북한 외무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통상 유엔주재 대사가 참석했다. 외무상이 참석하는 것은 15년 만이다.
행정부에 직함이 없는 강 비서는 유럽 순방에서 주로 상대국 정당 관계자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직 관료를 만나더라도 개인적 친분을 쌓는 데 그칠 수밖에 없다. 이 외무상의 유엔 나들이 목적도 분명치 않다. 북한 외무상은 실권이 없었다. 오히려 실질적인 결정권은 제1부상 또는 부상에게 부여됐다고 봐야 할 정도. 따라서 이 외무상이 뉴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언행을 통해 그의 정치적 무게감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외교부는 “유엔에서 남북 외교장관회담은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국제사회는 북핵 인권 남북 관계에 진전이 없으면 북한과 관계 개선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케네스 배 씨 등 미국인 억류자 3명에 대해 1일 CNN과 AP통신 인터뷰를 허용한 것은 ‘인질정치’로 미국과의 채널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배 씨 등이 ‘미국 정부가 나에게 관심이 없다’고 호소하는 것이 바로 북한 당국의 의중”이라며 “북한의 목적은 억류자 문제로 미국과의 대화를 재개해 제재 해제를 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