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투자 늘리며 체질 바꿔… 바이오벤처사와 신약 공동개발 2013년 매출 3279억-영업익 74억
60년 전통의 제약업체 한독이 최근 1, 2년 새 보인 행보다. 국내 제약기업으로는 드물게 수백억 원대 인수합병(M&A) 및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김영진 한독 회장(58·사진)은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본사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각종 신규 투자에만 3년간 약 1000억 원을 들였다”며 “글로벌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한독 3.0’ 경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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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에는 아예 사명(社名)에서 ‘약품’을 빼고 한독으로 탈바꿈했다. 김 회장은 “합작관계를 정리한 뒤 ‘그렇게 오랜 기간 합작형태였던 회사가 홀로 잘 성장할 수 있겠느냐’는 비관적인 얘기를 들을 때면 두고 보자는 생각으로 미래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직원들에게 줄곧 ‘도전정신’을 갖출 것을 주문해왔다. 활동무대도 해외로 넓혀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한독테바 설립, 태평양제약 제약사업부문 인수 등 M&A 및 투자에 공을 들여온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숙취해소음료 ‘레디큐’를 내놓으면서 건강음료 시장에도 진출했다. 김 회장은 특히 레디큐 개발 과정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의약품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보니 자꾸 약효에 집중해 한약 같은 음료만 가지고 오더군요. 그래서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약이 아닌 건강음료’라고 수차례 강조했지요.”
한독은 이 밖에도 환자들을 위한 영양식이나 건강기능식품 시장으로 포트폴리오를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은 3279억 원, 영업이익 74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도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13위에 포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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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제약회사 본연의 길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김 회장은 “핵심 사업은 역시 의약품”이라며 “경쟁사보다 조금 늦었지만 지금은 연구개발(R&D)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벤처 제넥신에 지분 투자를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제넥신과 공동 개발 중인 성장호르몬 결핍 관련 치료제는 올해 두 번째 단계의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합작관계가 정리되면서 모든 장애물은 사라지고 이제 성장하는 일만 남았다”며 “질병 예측, 예방, 진단, 치료 등 건강증진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창규 kyu@donga.com·김성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