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서울대 초빙교수 前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같은 해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외국인을 초빙해 규슈의 구마모토에 소위 ‘양학교’를 세웠다. 교사는 34세의 미국인 제임스였는데,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남북전쟁에 참가했던 군인이었다. 그는 가족 모두의 여행 경비, 서양식 주택 그리고 당시로서는 엄청난 액수인 월 400달러의 급료를 제공받았다. 첫해에 500여 명의 지원생이 몰렸는데 이 중 46명에게만 입학이 허용되었다. 수학, 자연과학 그리고 지리학 등을 통역 없이 전부 영어로 가르쳤다.
한 나라의 운명은 젊은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가에 의해 결정되기에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과정 설계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도 굳건히 유지되고 있는 고교에서의 문·이과 구분을 타파하기 위해 교육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융합교육은 매우 바람직하다.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두루 갖춘 창의적 인재 육성”이란 목표는 가슴을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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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합리적 사고방식을 가르치고 배우는 과목이기에 훗날 과학기술 전문 분야에서 일하게 될 일부 학생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 모든 구성원이 절대적으로 갖추어야 할 일반적 지식이다.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융합교육을 추진하면서 과학의 비중을 오히려 낮추는 교육과정은 심각하게 우려할 일이다. 미래 지향적인 교육과정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김도연 서울대 초빙교수 前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