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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69 민병헌, 타격왕 야망 품다

입력 | 2014-08-20 06:40:00

민병헌. 스포츠동아DB


리그 타격 1위 이재원에 턱밑까지 추격
경기후 남아서 방망이 휘두르는 연습벌레
“두산 4강행 위해 더 절실하게 야구하겠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화 김태균, KIA 김주찬, SK 이재원이 타격왕 3파전을 벌였다. 그러나 두산 민병헌(27)이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19일까지 0.369로 어느새 김주찬, 김태균을 제쳤고, 타격 1위 이재원(0.377)을 바짝 추격했다. 생애 첫 국가대표, 올스타 베스트 11에 이어 타격왕까지 도전장을 내민 민병헌. 그가 2014년을 ‘몬스터시즌’으로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 “연습 외에는 답이 없다”

민병헌은 연습벌레다. 조금이라도 불안한 부분이 있으면 경기가 끝난 후에도 구장에 남아 방망이를 휘두른다. 휴식일도 예외 없다. 그는 19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어제(18일) 휴식일이라 출산한 아내 때문에 산후조리원에 있느라 훈련을 제대로 못 했다”며 “오늘 아침 일찍 나와서 웨이트트레이닝하고 기계볼을 치면서 배트스피드가 어떤지 체크하고 원정길에 올랐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그는 연습 신봉자다. 흘린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쁠 때가 있다. 그도 시즌 중반에 타율이 급격히 떨어진 경험이 있었지만 다시 0.369로 타율을 끌어올렸다.

민병헌은 “나쁠 때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타율이 떨어질 때 문제점이 뭔지 알아내고 최대한 빨리 내 것을 찾아내려고 했다”며 “시즌을 치르면서 폼은 조금씩 변한다. 게다가 체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이 떨어졌을 수 있고, 배트스피드가 느려졌을 수도 있고, 몸쪽 볼에 대처하다가 몸이 빨리 열릴 수 있다. 좋았을 때 느낌을 찾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답은 없다. 연습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집중력? 대충 쳐서 후회하기 싫다”

민병헌의 장점은 타석에서의 집중력이다. 매 타석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안타를 만들어낸다. 그는 “대충 쳐서 못 치면 너무나 후회된다. 그 타석이 계속 생각난다”며 “전력으로 쳐보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받아들일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면 너무 아깝다. 물론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가 있지만 그런 순간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모습 때문에 민병헌은 타 팀에서도 인정받는다. 그러나 스스로는 부족하기만 하다. 그는 “손아섭이나 문우람 같은 선수들을 보면 부럽다”며 “실력, 기술뿐 아니라 정신력이 좋다. 타석에서의 집중력 또한 대단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야구를 더 잘 하고 싶다”며 “무엇보다 팀이 이기는데 이바지하면 좋겠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타격왕’이라든지 내가 해온 것에 대해 얘기하지만 나는 앞으로 팀 운명이 걸린 34경기가 더 중요하다. 4강을 위해 더 절실히 야구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문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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