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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실장 “朴대통령 행적 의혹제기 너무 답답”

입력 | 2014-08-18 03:00:00

신동아와 취임후 첫 언론 인터뷰




김기춘 실장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 논란’과 관련해 직접 해명하고 나섰다. 월간 ‘신동아’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서다. 지난해 8월 6일 취임한 김 비서실장이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은 처음이다. 김 실장은 신동아의 12가지 질문에 A4용지 3장 분량의 답변서를 보내왔다. 김 실장의 인터뷰를 실은 신동아 9월호는 17일 발간됐다.

김 실장은 박 대통령의 행적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에 있었고, 경호관과 비서관이 수행했고, 21회에 걸쳐 보고를 받고 지시했음을 국회와 언론에 이미 밝혔음에도 의혹을 계속 제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 실장은 박 대통령이 4월 16일 경내에서 외부 인사를 만난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이 외부 인사를 접견한 일은 없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 안가(안전가옥)를 이용하느냐고 묻자 “안가에 대해 아는 바 없으며 설령 안다고 하더라도 경호 비밀 때문에 말할 수 없으니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안가는 김영삼 대통령 시절 대부분 없앴으나 일부가 남아 있어 대통령이 외부 인사를 비공개로 만날 때 종종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실장은 잇달아 낙마한 안대희,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를 누가 추천했느냐는 질문에 “개인 사생활과 관계돼 있어 말할 수 없다”면서 “인사의 잘못된 점은 책임을 통감하며 앞으로 대통령인사수석실을 잘 운영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유흥수 전 의원이 역대 최고령 주일본 대사에 내정된 것은 김 실장과의 인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에 “저는 개인적 인연 때문에 인사에 관여한 일이 결단코 없다”고 강조했다.

‘불통 논란’과 관련해선 “인사위원장 업무 특성상 많은 분과의 교류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대외 접촉을 삼가고 근신하고 있다”며 “그것을 불통이라고 하면 그 비판은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야 인사나 기타 관계자와의 소통은 소관 수석의 몫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구시대적 인물’이라는 일각의 비판과 관련해 “생각이 늙으면 나이가 젊어도 늙은이가 되고, 생각이 젊으면 나이가 들어도 시대에 맞춰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젊은이의 추진력과 늙은이의 지혜가 조화되면 많은 일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의도 정치권에서 퍼진 ‘김 실장 사퇴설’을 일축한 것이다.

김 실장은 5공화국 당시 정권 실세에게 충성맹세를 담은 편지를 보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그런 편지를 쓴 일이 없다. 소위 5공 실세라는 분들로부터 도움을 받은 일이 없다”고 밝혔다. 1992년 대선 당시 부산지역 기관장들을 모아놓고 여당 후보 지지를 유도한 ‘초원복집 사건’으로 기소된 뒤 법조 기자들에게 고급 양주를 돌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일부 사실이기에 변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동아가 김 실장에게 질의서를 보낸 것은 이달 13일이다. 기사 마감일인 15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했으나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그러다가 16일 오후 김 실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이제라도 답변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김 실장이 박근혜 정부 2기 출범과 함께 대외 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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