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오바마 외교정책 실패” 발언 파문… 애증의 두 사람, 화해할까 갈라설까
버락 오바마
클린턴 전 장관은 10일 발간된 시사잡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이슬람국가(IS)’ 같은 무장세력이 발호하도록 만든 것은 오바마 외교정책의 실패”라고 말한 게 ‘오바마와의 결별’ 신호로 굳어지자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클린턴 전 장관의 대변인인 닉 메릴은 12일 성명을 통해 클린턴 전 장관이 이날 아침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인터뷰 발언이 오바마 대통령이나 그의 정책, 리더십을 공격하려고 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대통령 선임고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즐겨 쓰는 “‘멍청한 짓을 하지 말라(Don't Do Stupid Stuff·DDSS)’는 이라크 점령 같은 짓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클린턴 전 장관을 정조준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상원의원 시절인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에 찬성표를 던졌던 ‘과거’를 끄집어낸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이라크 사태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에 해병대와 특수전 요원으로 구성된 군사고문관 130명을 추가 파견했다. 이들은 신자르 산악지대에 고립된 야지디족 수만 명을 탈출시킬 방안을 검토해 보고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상군 파견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군사고문관을 추가 파견한 것은 고립된 야지디족을 탈출시키려면 공습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행정부 내에서도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안전통로를 확보하기 위해선 이라크군이든, 쿠르드군이든, 유엔군이든 어떤 형태로든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