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방한 교황, 또 파격 ‘소탈행보’ [1] 바티칸서 환송예식 생략해달라 [2] 전세기에 특별공간 만들지말라 [3] 한국 花童 제안, 고맙지만 사양
8월은 원래 로마 교황청의 휴가 기간이다. 역대 교황들은 휴가를 로마 인근 호반 도시인 카스텔간돌포 여름 별장에서 보내왔다. 그러나 교황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별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대신 바티칸 내 여행자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직접 차를 끓여 마시며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 한국 방문에도 파격 행보
교황의 전세기에 언론은 ‘셰퍼드 원(Shepherd One)’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성경 구절의 ‘착한 목자(Good Shepherd)’와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서 따왔다. 하지만 에어포스 원과 달리 피곤할 때 쉴 수 있는 침대나 첨단장비를 갖춘 회의실 같은 것은 없다. 교황은 전세기에 어떤 특별한 공간을 만들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한국으로 떠날 때도 공항에서 환송예식을 생략하고 간소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공항에는 바티칸시국 주재 62개국 외교사절의 단장을 맡고 있는 모로코 대사와 한국대사관 관계자 등 단 2명만 참석한다.
▼교황 中영공 통과때 관계개선 메시지 주목▼
명동성당 신자들 “교황님 빨리 뵙고 싶어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이틀 앞둔 12일 서울 명동대성당을 찾은 가톨릭 신자들이 교황 미니어처를 포함한 기념품을 둘러보고 있다. 교황은 14일부터 18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뉴스1
교황이 이번에도 가방을 직접 들고 비행기에 오를 것인가도 관심사다. 지난해 브라질을 방문할 때 교황이 검은색 짐 가방을 직접 들고 비행기 계단을 올라 화제가 됐다.
한국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교황이 기자회견을 할 가능성도 높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이 방한 때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전쟁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군비 경쟁 대신 평화에 힘쓰며 화해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세기, 중국 영공 최초 통과
교황의 전세기가 상공을 통과하는 나라를 지날 때마다 교황은 해당 국가의 지도자에게 전하는 인사말을 내놓는 게 관례다. 이번 방한 때는 중국 영공을 통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황이 60여 년간 외교관계가 단절됐던 중국에 보낼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미국 ABC방송이 전했다.
바티칸=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