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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카 6대 사들여 고의사고, 보혐료 2억 챙긴 ‘회장님’

입력 | 2014-08-11 17:25:00


닛산 350Z

1970년대부터 생산된 일제 닛산 스포츠카 모델인 '페어레이디(아름다운 여성)' 시리즈의 인터넷 동호회장 김모 씨(35)는 2009년경부터 연식이 오래된 일제 스포츠카 6대를 차례로 사들였다. 2000년대 초반에 생산된 닛산 350Z, 1993년식 혼다 NSX 등 주로 폐차 직전일 만큼 낡고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일제 스포츠카를 대당 770만 원~2800만 원에 구입했다. 김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차량 래핑샵에서 차 외부를 새 차처럼 멋지게 꾸몄다.

김 씨는 2009년 11월~2013년 7월 구형 스포츠카 6대를 번갈아 타며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만 골라 고의로 교통사고를 냈다. 주로 비 오는 새벽에 강남대로 교보타워 사거리와 서초 염곡로터리 등 교통이 혼잡한 지역에서 불법 차선변경이나 신호위반을 하는 차량을 노렸다. 사고 직후 김 씨는 한통속인 공업사에 차를 맡겨 수리비 견적을 뻥튀기해 보험사에 청구했다. 구형 수입차는 부품 조달이 어렵고 수리 기간이 오래 걸려 렌트비가 비싸기에 통상 보험사는 수리를 안 하는 대신 보상금 명목으로 '미수선금'을 지급하는 관행을 노린 것이다.

김 씨는 차 한 대로 1개월 동안 5번이나 사고를 내는 등 3년 8개월 동안 30여 번 차 사고를 내 2억여 원을 챙겼다. 김 씨는 공업사에게 수리 건당 300만 원씩 줬고 공업사는 김 씨에게 공짜로 래핑샵 사무실을 빌려주며 공생관계를 맺어왔다. 서울 강남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은 김 씨를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