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타 부르는 日帝식 통제 청산 시급 점호 없애 자율적인 생활 유도하고 2, 3인용 생활관 등 다양한 실험을
“아들, 괜찮니?” 윤일병 사고부대 찾아온 면회객들 9일 경기 연천군 육군 28사단 면회소를 방문한 한 부모가 아들을 위해 준비한 먹을거리를 건네고 있다.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이 발생한 이 부대에는 이날 오전부터 아들의 안부를 확인하러 면회를 온 부모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연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내 적폐의 대물림을 끊는 병영문화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우선 폭력을 정당화하는 병영 내 일제강점기의 잔재를 척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합참의장을 지낸 한 예비역 대장은 “1980년대부터 구타와 가혹행위 등 군내 일제문화 척결에 노력했지만 안보현실과 징병제의 한계를 이유로 미흡한 측면이 많았다”고 말했다.
젊은층의 성향과 시대적 변화에 맞는 방향으로 병영 환경을 개선하는 과제도 절실하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과거의 틀과 규칙으로 병사들을 관리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무엇이 근본 문제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젊은 세대가 단체생활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미군처럼 2, 3인용 생활관을 운용하는 등 다양한 병영실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대 변화에 맞춰 점호와 같은 통제감시 제도를 없애고, 훈련은 강하게 하되 생활관에 복귀하면 이등병도 편히 쉴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병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윤완준·정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