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나문희-신구-성병숙 씨, 연극 ‘황금연못’에 더블 캐스팅
이순재 씨는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가 나오는데 ‘황금연못’은 설명이 필요 없는 훌륭한 작품이니 우리만 잘하면 된다”며 웃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나문희 이순재 신구 성병숙 씨.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꽃할배, 꽃할매가 뭉쳤다. 이순재(79) 신구(78) 나문희 씨(73)가 다음 달 19일 막을 올리는 연극 ‘황금연못’에서 호흡을 맞춘다. 이 씨와 나 씨는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부부로 출연한 지 7년 만에 부부로 다시 만났다.
서울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에서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의 유명 극작가 어니스트 톰프슨의 대표 작품인 ‘황금연못’은 영화로 제작돼 캐서린 헵번, 헨리 폰다, 제인 폰다가 열연했다. 노부부인 노만과 에셀, 딸 첼시가 오랜만에 만난 뒤 부딪치고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가족과 인생을 잔잔하게 그린 작품. 이 씨와 신 씨는 노만 역을, 나 씨와 성병숙 씨(59)가 에셀 역을 각각 맡았다.
나 씨는 신 씨와 작품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나 씨는 “신구 씨가 워낙 연기를 잘하셔서 꼭 한번 같이 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루어졌다”며 웃었다. 이 씨와 다시 부부로 만난 소감을 묻자 나 씨는 “이 선생님과는 그냥 맞아요”라며 미소 지었다.
이들은 따로 분장이 필요 없을 정도로 살아온 인생 그대로가 배역에 스며들고 있다고 말했다.
“죽음이 다가오는 걸 느끼는 노만의 모습이 나와 참 비슷해요. 정리할 나이가 된 거죠.”(신 씨)
“그 나이가 돼 봐야 알게 되고 느끼는 게 있어요. 참고 인내하는 한국의 엄마로 에셀을 풀어내 볼게요.”(나 씨)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