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AFP통신,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호주 아동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서호주 번버리에 있는 가미의 친부모 집을 조사차 방문했으나, 집에 아무도 없어 허탕을 쳤다고 전했다. 이들 가족은 기르던 개까지 버리고 사라졌다. 빈 집에서 울부짖던 개는 동물보호단체가 데려갔다.
공무원들의 방문은 가미의 생부 데이비드 파넬(56)씨가 과거 아동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는 호주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광고 로드중
하지만, 중국계인 파넬의 부인은 "남편은 좋은 사람이고, 사람은 실수하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파넬과 부인 웬디 리는 지난 2004년 중국 진장의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만나 결혼했다.
파넬 씨의 아동 성범죄 전과 사실을 안 대리모 파타라몬 찬부아(21) 씨는 크게 놀랐다. 그는 "뉴스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여자 아기가 걱정된다.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아기를 돌려받고 싶다. 그 애는 내 딸이기 때문이다. 내 자궁에서 자랐다"라고 말했다.
서호주 아동보호국 대변인은 AFP에 "아이의 안전과 복지에 관한 모든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동의 복지에 중요하고 즉각적인 우려가 생길 경우, 우리는 그걸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경찰과 친척들을 통해 가족을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찬부아 씨는 지난해 파넬 씨 부부에게 1만4900달러(한화로 약 1540만원)를 받기로 하고 대리모 출산 계약을 하고, 같은 해 12월 태국 방콕의 남동부 촌부리에서 이란성 쌍둥이 남매를 낳았다. 하지만 부부는 다운증후군이 있는 가미는 버리고 건강한 딸만 호주로 데려갔다. 설상가상으로 선천성 심장질환까지 앓고 있던 가미는 가난한 찬부아 씨가 떠맡아야 했다. 찬부아 씨는 "아기를 내 자식이 아니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다른 자식들과 똑같이 대하고 있다"는 말로 주변을 감동시켰다.
광고 로드중
한편, 파넬 씨 부부의 지인은 6일 호주 번버리 메일에 "가미가 하루도 살지 못할 것으로 믿고 떠났다"고 변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지인은 "태국 대리모가 계약했던 병원과 다른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했다"라며, "파넬 부부는 대리모가 마음을 바꿔 쌍둥이 여아도 주지 않을까봐 두려워했다"고 전했다.
파넬 씨 측 변명은 미국 폭스 뉴스 등 여러 매체에 실렸으나, 독자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댓글 란에는 "어떤 부모가 자기 아이가 하루밖에 못산다고 아이를 외국에 두고 자기들만 집에 오느냐?" 등 '비겁한 변명'이라는 반응이 다수 올라왔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